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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빛 해안에서 보낸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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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753회 작성일 16-08-31 11:54

본문


  물빛 해안에서 보낸 편지*


  정민기



  에메랄드 물빛이 스며들었어
  해안은 조용한데
  하나둘 저녁 불을 켰지

  방금 이른 저녁을 먹고
  산책을 나오는 길
  달달한 기분을 낚는 사람들이 보여

  굵은 빗방울이 어깨를 두드리자
  피곤이 확, 풀렸어

  바다가 보이는 카페에서
  차 한 잔 마시려고 메뉴판을 보았지

  대충 넘어가지 않는 대추차
  울퉁불퉁한 마음 추스르는 모과차
  보성에 온 듯 짜릿한 녹차
  잊어도 다시 한 번 생각나는 생강차

  짧지 않은 메뉴가
  바다처럼 길게 파도쳤어
  이 파도 소리를 내 귀에 담아
  너에게 전해줄 거야


  * 고두현 시인의 시 제목 '물미해안에서 보내는 편지'를 패러디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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