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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화 / 그려그려

나의 아름다운 자태 또한 얼마나 불안한가?

긴 시간동안 막연한 탄생에 대한 동경이

한 자락 바람에 허무의 숲으로 변하고

무너져 내리는 나의 육신과

허무의 숲에서 난 막연하다

이제 난

주체할 수 없는

나의 아름다움과 결별하고 싶다

도심 공원 벤치아래

이름도 없이 피어난 풀꽃위에도

도란도란 달이 뜨고 해가 뜨지만

난 누구와 친근할 수가 없고

친근한 웃음도 친근한 먼지도 만나지 못한다.

사람들의 익숙한 탄성

무거운 첼로와 바이올린이 현을 울리면

두 갈래 선율을 따라 몽상처럼 피어난다.

전위적인 음들이

파열하는 심장을 뚫고

요동치는 심장에서 피어난 나는

투명한 진공관에서 공명을 사랑한 쓸쓸한 행복

이제 그 감성과 오성은

하루하루 나를 배반하고 있으며

진부한 생각과 복고의 일상이 창문을 두드린다

모두가 내 곁을 떠날 시간이 다가 올수록

진부한 삶의 충격이 나의 옆구리를 찌른다

지금 나는 답보상태

나는 더 이상 진화하지 않는다

이제 감당할 수 없는 감정을 내려놓을 때다

그렇게 한 계절은 또 지나가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