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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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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책벌레09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50회 작성일 16-08-26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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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화상


  정민기



  나는 누구인가
  거울 앞에서 내 마음을
  들여다본다 일인칭
  관찰자 시점에서
  '나'라는 존재는 무엇인가
  아직 테두리도 그리지 못 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내 마음
  누구와 비교할 수 있겠는가
  나무는 눈물 대신 나뭇잎을 떨구는데
  나는 눈동자에서 눈물이
  떨어지는 것을 몰랐다
  수치심을 하나둘 벗어버리고
  과일 껍질을 벗기듯 무언가를
  열중하며 벗겨나갔다
  무어라고 정의할 수 없는
  거울 앞의 자화상은 무표정이다
  어떻게 나는 내 속에서 일어나는
  놀라운 변화를 감지하지 못했나
  싶었다, 쌓아놓은
  회고록을 뒤적거리다가
  신대륙을 발견한 콜럼버스처럼
  잃어버린 '나'를 발견했다
  나는 슬퍼도 웃어야 하기에
  억지로 웃는 모습을 보였다
  거울 속의 나도
  무엇이 그리 재미있는지
  실없이 웃는 세상과 마주했다
  그리고 차 한 잔에
  가을을 타서 마신다
  내가 또 다른 '나'를 음미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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