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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노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열안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9회 작성일 16-08-28 00:35

본문

어머니의 노래

 

 

 

어느 날 홀로

노래방을 다녀오셨다는 어머니

우리는 아무도 궁금하지 않았습니다

 

이어지는 콧노래가 익어가는 저녁

웬일인지 만찬이 자식들을 기다리고

다음날에도 그 다음 날에도

흥겨운 가락이 거실을 채우고

우리는 모두 행복해보였습니다

 

그러나 삶은 무던히 고되어

우리의 무게,

땅으로 땅으로 향하는 까닭에

 

황망한 가락을 홀로 띄우고

입안에 맴맴 흥을 돋우며

억지로 억지로 즐거웠던 당신을

 

각자의 모퉁이에 웅크려

모른 척 하고 싶던 우리가

이제야 찾아왔어요 어머니

 

어색한 마이크를 들고 서

이런 것도 일탈이라고

몇 곡쯤은 못내 웃기다가도

 

비장한 마음을 즐거운 콧노래로

한동안 버텨냈을 순간들에 대하여

이젠 온통 궁금한 것 투성이인데

 

당신의 노래는

지금 어디에 흐르고 있나요

 

지금 어디에 흐르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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