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집 앞에 서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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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집 앞에 서면
이영균
형수가 유복자인 갓 난 조카 입에
젖꼭지를 물리는데
얼핏, 어찌 그리 백옥 같던지
스무 살 남짓 나는 차라리
눈을 감아버려야 했었다
짐으로 돌아와서도
열댓 살 마지막으로 보듬어 본
모친의 민 가슴을 보던 것만 같아
얼굴이 붉어지고
눈앞이 쿵쾅거렸다
그때의 어머니는 아니 계시고
아내가 솟은 가슴으로 대신 날 맞는데
그런 생각 끝에는 또 그 문틈
재취로 간 형수의
젖 둔덕 보인다
나이 육십에 포유(哺乳)*가
야유(揶揄)*로 다가오는 까닭
아른아른 가린 눈 사이로 보이던
내 나이 스무 살 남짓의
발직하던 발설
* 포유(哺乳); 어미가 젖을 먹여 새끼를 기르는 행위
* 야유(揶揄); 남에게 비난 받을 짓
댓글목록
이영균님의 댓글

열댓살에 안아 본 어머니의 가슴같은 느낌을
스무 살 남짓의 나이에 조카에게 포유하는 형수의 젖 가슴을 보면서
야릇한 생각이 들던 일이 육십 살이 되어 옛날에 설던 집앞에 우연히 서게 되자
그런 형수의 고운 모습이 여전히 떠올라 도련 얼굴이 붉어졌기에
그런 발직했던 내가 부끄러워 이 글을 씁니다. 답글 | 수정 | 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