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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하필이면 지금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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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그려그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0회 작성일 16-08-24 15:59

본문

하필이면 왜 지금인가?/ 그려그려

 

 

 

누군가 말했다

아는 만큼 보이는 것이라고

 

 

뒤 돌아 볼 틈도 없이

앞만 보고 뛰어와서

본 것이 별로 없어 아는 것도 별로 없다

그런데 오늘 문득

두 발목이 나를 잡아 세우고

난 처음으로 뒤를 돌아보았다.

내가 걸어 온 길 위에는

오직 내 발자욱만 보인다

내 뒤를 따라온 흔적도

나를 앞서간 흔적도 없다

문득 외로움이 어둠처럼 젖어든다

난 이제 어찌해야 하는가?

뒤돌아 가야하나?

멈춰야 하나?

아님 다른 길을 선택해야하나?

그러기엔 나는 너무 늙었다

나이를 똥구멍으로 먹은 늙은 아이

불같은 성질머리를 갖고도

불이 될 시간에 타오르지 못한 머저리

사창가 골목 한쪽에 서서

오고가는 취객들을 보며 중얼거리는데

한 여자가 다가와 묻는다

당신 마음을 내가 이해해도 될까?”

나는 그녀의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본다.

마음이 마음에게 말을 건넬 수 있다는 것

왜 이제야 그런 마음이 보이는 것일까?

 

 

왜 하필이면 지금에 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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