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그대에게 - 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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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마다 추억을 잃어가는 안부(安否)는 모르는 사람의 이름인 양, 생경합니다 그럴수록 내 안에 서리내림하는 날들은 아픈 속살을 드러낸 채 마음 달래듯 햇빛을 쪼입니다 계절이 익어가는 날, 파릇한 신록은 손잡고 거닐었던 기억에 미끄러지는 햇살 따라 사방에 가득하고, 외로운 날개로 솟구치는 신호는 자꾸만 절망에 걸려 깜박입니다 오직 마음 가파른 곳에는 잠들지 못하는 영혼의 파득임 밤낮 머리 씻기운 내 불면(不眠)의 날들이 늘 고요한 그대의 품 안에 출렁이며 눈물 그렁한 젖은 가슴이 됩니다 그 가슴 하얗게 마르도록 새록하니 찍는 그리움의 소인(消印) 화사한 꽃내음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이승의 거친 한 자락 바람이라도 좋습니다 머리 희끗하니, 오랜 세월 흘렀습니다 부디, 소식 주소서 |
댓글목록
탄무誕无님의 댓글

안녕하십니까?
너무 고단해서 잠이 오지 않습니다.
오늘 밤부터 많이 시원해져 더 그렇습니다.
침을 꽂아 놓은 상태로 공부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편지, 소식을 읽을 때마다
대상을 그리운 사람으로 읽지 않았습니다.
선가禪家에서는 소식을 깨침에 비유합니다.
그대를 진리가 또는 자신의 본래 성품으로 읽었습니다.
이렇게 읽어도 시의 수레바퀴는 잘 굴러갑니다.
한점 흐트러짐이 없습니다.
참 좋은 시입니다.
크게 한 소식하십시오.
안전제일보다 건강 제일이 우선입니다.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안희선님의 댓글

부족한 글인데..
큰 의미를 부여해 주시니, 감사합니다
주신 말씀처럼 그 대상이 그리운 사람이던,
깨달음의 한 소식이던,
그 생명과 그리움의 근원으로 부터 소식을 전해 듣는다는 건
참으로 복된 일 같기도 합니다
사실, 이 한 生에 그런 기쁜 소식 하나 전해듣지 못하고
공허한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도 그 얼마나 많던지요 (부지기수)
아, 저도 그런 미망의 중생입니다만
글로나마 이런 편지도 써보네요
귀한 말씀, 주셔서 고맙습니다
늘 건강에 보중하시고 건필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탄무 李 시인님,
탄무誕无님의 댓글

느낀 대로 거짓 없이 고합니다.
글이 아니라...... ..
선가禪家의 이러한 소식을 아시고 쓰시는 거 같습니다.
소식은 벌써 와 있습니다.
시인님께서 올려주시는 시에서
선열禪悅 향香이 가득한 시를 자주 읽습니다.
제가 일일이 다 응답해드리지 못해서 그렇지....
이 소식과 계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계합만 되시면 ...따당! 땅!!입니다.
억지로 잠을 청하면 불면증을 일으킬까 봐...
아침까지 계속 공부해야 할 거 같습니다.
잠 오면 자겠습니다.
달팽이걸음님의 댓글

소식 드립니다
잠깐 봄꽃에 취해 오수에
잠겼는데 깨어보니 배는 금릉의
하안을 출렁입니다
계절이 그. 사이 몇 간을 흘렀는지
뱃전에 단풍이 붉습니다
머물기를 바랐지만 흐르는게 인생이라
낯선 마을에 굴뚝에서 흰 연기 오릅니다
우리가 어디에 머물든 공간은 정을 가두지 못하고 시간은 우리를 가르지 못하지요
희영청 달이 오르니 내 별을 한잔 따라
은하수를 건너니 오랫만에 밀린 이야기
초롱불 밝혀 봅시다
떨어져 있으나 그대 곁에 머무는 달 그림자라오
안드로메다에서
안희선님의 댓글의 댓글

졸글에 귀한 답시..
고맙습니다
때로는 본체보다 그림자가 더 짙은 경우도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