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숲의 노래 / 秋影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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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숲의 노래 / 秋影塔
안개에 겉보다 속살이 젖는 밤이면
사방 문이 출입구였으므로 바람은
이 곳을 모른 체 그냥 지나가는 법이 없어서
수다 주머니 댓잎 앞에 다 털어놓았다
발 아래 별자리에서 올려다보면 치솟는
줄기라고는 간짓대 하나뿐이어서
직선으로만 키운 고집은
단칸방을 차곡차곡 쟁여 마천루를 쌓았는데
이 방에서 흘러나온 노래들이 수많은 손이 되어
댓이파리를 흔들었다
한 철도 안 되어 웃자란 마음에
잎으로 쏟아내는 비음의 비말들 안개에 섞이고
한 밤 다 새도록 영가들은 귀기 도는
재담으로 푸닥거리를 벌이다가
댓가지 하나 꺾어 흔들며
살풀이로 새벽을 마감하지만
묵적黙跡을 남기며 떠나지는 혼백들,
아직 발꿈치를 들고 쿵, 쿵, 쿵, 뛰고 있는 대숲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직선으로만 키운 고집은
단칸방을 차곡차곡 쟁여 마천루를 쌓았는데///
대숲에서 흘러나온 재담이
푸닥푸닥거립니다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대숲에 들면 조금 신비스럽고 조금은
불안하고, 약간은 괴괴한 마음이
됩니다.
대나무에 귀신들이 꼬인다는
말이 있어선가? ㅎㅎ
고맙습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대숲에 낀 안개 속에
이름 모를 영가의 혼이 머무는 풍경 입니다.
이 세상을 초월한 다른 세계에 진입하듯
그런 기분을 느낍니다
날로 심오한 문장으로 기를 죽이는 필력을
어찌 탓 하오리까?
그냥 열심히 존경의 박수를 보낼 뿐 입니다
잘 보고 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심오하다는 말씀은 전혀 근거가 없는
말이고, 신비의 세계로 진입한다는 말은
맞습니다.
점집에 댓가지를 세워놓은 것 보셨지요?
대나무는 귀신을 부른다는 속설이 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두무지님! ^^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안녕 하십니까? 반갑고 반갑습니다
대나무 숲은 어쩐지 으시시 하거든요
제겐 잊지못할 추억이 있습니다 6.25의 피난시절
시골 고향으로 가족이 다 피난 가고 나 혼자 식모 할머니와 남았는데
부친이 시골을 먼저 다녀오기로 가셨는데 상항이 돌변 나 혼자 이산 가족처럼
돼서 외가의 피난처 로 찾아 갔는데 부친은 다시 자전거로 찾아 찾아 수소문끝에
상봉을 햇는데 그곳이 무성한 대나무 숲이 하늘도 잘 안보이는 곳에서
아빠와 기적의 상봉으로 얼마나 울렀던지요 .......
지금은 어느 하늘에서 딸의 걱정을 하고 계실까 ?!
다시 한 번 눈물 지어 봅니다
고운 시를 잘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즐거운 시간 되시옵소서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어려서는 시골에 대밭이 있는 집이
또 얼마나 부러웠던지,
시누대 울타리가 있는 집도 그렇고.
탱자나무 울타리에 대나무가 한두 그루
서있으면 손에 가시가 박히면서도 기어이
베어 가지고 놀던 기억이 납니다.
어려서는 대나무를 무척 좋아했던 거
같아요.
감사합니다. 은영숙 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