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눌한 노총각의 신부감 고르기 /秋影塔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어눌한 노총각의 신부감 고르기/秋影塔
수염 하얗고, 머리 하얀 집안 어른들 툇마루에 다 모였네
뱃속에 제 아이는 담아 보지도 못하고
산부인과 병동 남의 아이 탯줄 자르고 기저귀 갈고
우유 먹이는 늙은 간호사 같다고 합디다
산지기 방 시렁위에 해 묵어 목줄 끊어지고 먼지 앉은
폐품 거문고 같다고도 합디다
잘 자라 하얀 꽃 피운 깨밭 옆에 가위로 잘라낸 듯
세모진 묵정밭,
굴러다니는 돌멩이 사이로
억새와 함께 키 자랑하는 암팡진 엉겅퀴 같다고도 합디다
손님 먹다 남긴 후줄그레한 냄비 속 안주 아까워 못
버리고 주워 먹다 보니 살찐 씨암탉 되어 뒤뚱거리는
아줌마 같다고도 하구요
소금 하얗게 앉은 황새기젓 옆에 거무튀튀한 멸치젓,
또 그 옆에 구석진 자리 어쩔 수 없이 내어준
까나리젓 같다고 합디다
버리면 주워 오고 주워오면 쓸 데 없어 토방 옆 기둥에
떡 버티고 선 다 닳은 대빗자루 같다고들 합디다
그래도 없는 것보다야 백번 낫지 않을까 하고들
수군수군 거릴 때, 제 말인 줄 알고 얼른 기둥 뒤로 몸 숨기는
눈치 빠른 여자라고 합디다
아무러면 어떤가요?
치마로 가렸으니 여자는 분명하고 펑퍼짐해 안정감 있어 뵈고
어디 갖다 버려도 제 밥 찾아 먹어 굶지는 않을 거고
눈치 빨라 욕먹을 일 없을 것 같으니, 잘 가르치면 일국의
국모는 못 되더라도 가정의 안주인은 될 것
같으니, 받아들이는 게 잘 하는 일 같다고들
합디다
의견은 분분하나 결론은 쉽게 날 듯,
아무려나, 그렇게들 결정 합시다,
신랑! 자네 생각은 어떤가?!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어쩌면 있을 법한 노총각, 신부감 고르기,
재미나는 유머와 애잔한 아픔이 함께
담겨 있네요,
마음 좋은 신랑신부 지금 어디 쯤 살고 계시나요
재미 난 글 잘보고 갑니다
평안 하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이들은 천생연분으로 만나서 겉, 속
궁합이 돌쩌귀 궁합이라는데
지금 시마을 동쪽, 아니 남쪽, 400여 Km
떨어진 시골에서 잘 살고 있다는 추영탑의
중간보고가 있었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두무지님! ^^
김태운.님의 댓글

퀴즙니까?
다 데려다 사업이나 크게 벌려야겠군요
고만고만 다 쓸모가 있네요
밤일은 돈 벌어 딴데서 벌이고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아닙니다. 퍼즐입니다.
집안 영감들이 다 모이니 한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여기저기서 주워듣고 와서 한 마디씩
재생하는 말들입니다.
후보가 그렇게 많으면 그 종각 땡 잡았게요?
한 여자를 놓고 품평회를 열고 있는
장면을 녹화한 것입니다.
밤일은 두 사람이 알아서 할 일이니
여기서는 노코멘트입니다. ㅎㅎㅎ
총각 좋을 일만 남았습니다.
감사합니다. ^^
별들이야기님의 댓글

울 시인님이 장문에 시를 쓰네요
요즘에 세상에 할말이 많은가 보네요
며느리 보기 그런 생각이 있는건 아닌가요 ㅎㅎㅎ
잘 놀다 갑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우리 아들놈들은 다행히 짝을 만나서
살고 있으니 이런 이야기들이 오고 갈
이유는 없지만,
요즘 총각들이 너무 많아 걱정 됩니다.
감사합니다. 별들이야기님! ^^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안녕 하세요 반가운 우리 시인님!
총각은 애기 총각인지 총각 푸로필은 없고 미너리
품평회네요 그만 하면 펑퍼짐 하게 생기고 버릴데가 없구만 ......
여자는 무던 해야지 야시 같으면 시집 살이 안 하느만요 ......
시인님 집안 미너리 고르기라면 날보고 물어 보세요 한 눈에
감이 오거든요 ......여자는 여자가 봐야해요
보리개떡 같이 생겼어도 육지가 백판인 여자가 있는가 하면
깎아논 밤 같이 생겼어도 속은 찌지리 벅구도 있은게요 ㅎㅎㅎ
아셨시유?
웃음 함박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우리집엔 다행히 며느리 고를 일은
없네요.
육지개판(육조백관)을 하면 뭐 한당가요.
요즘 아이 안 가지려고 한 발 뒤로
안 빼고 아들 하나, 딸 하나 쑥 뽑으면
되는 거지요. 나도 사람보면 감(그것도 홍시로)이 오거든요. ㅎㅎ
훈수에 감사드립니다. ㅎㅎ
강현진님의 댓글

잘 읽었습니다.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

안녕하십니까?
처음 뵙습니다.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강현진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