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무덤에게 /秋影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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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무덤에게 /秋影塔
가풀막 능선 타고 내려오던 산의 허리,
다리가 당신의 지붕말랭이쯤에서
뚝 부러지더니
져절로 울타리를 세웠는데,
그래도 경계는 있어야 한다며
찔레꽃 호젓하던 뭉텅이, 그 옆에 소나무 한 그루 키우는 당신
나, 지나다 말고 당신 집 울바자 앞에 걸음을 세우네
침묵만 세고 있던 당신의 생멸이 궁금하여 내가 묻는다
"당신은 누구인가? 왜 여기 누웠는가?"
"당신은 남자인가, 여자인가?"
남자라면 술 한 잔, 눈인사만으로도 구면이 되겠는데
여자라면, 생전의 粉香 냄새 다 꺼내 행여 날
붙들 생각은 마시라
앞 강은 깊어 옛 사랑도 실어나르겠고 뒷 산
또한 높아 그리움의 집 한 채 숨어 있겠는데
멧비둘기 소리로 적막을 누르는 고적한 산 밑에
그래도 당신은 한 평 누울 집이 있었구려
밤이면 소나무 끝에 별똥별 몇 개 쏘아올리고
달빛 등 나지막이 내걸어 살아온 그대여,
지나는 손, 발소리 들었다 말고 오늘은
그대로 등 편히 주무시구려
댓글목록
레르님의 댓글

"앞 강은 깊어 옛 사랑도 실어나르겠고 뒷 산
또한 높아 그리움의 집 한 채 숨어 있겠는데 "
너무 깊어 잴수도 없고 너무 높아 쳐다보지를 못하겠습니다
한 동안 머물다 갑니다...건강하세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처음 뵙습니다. 레르님!
안녕하십니까?
쪽방도 없는 이가 있어, 사철 노숙인 사람도
있는데 죽으니 그래도 한 평 집은 있네요.
쫓겨나지 않을 집!
감사합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

부러우신가요?
아무튼 고운 심성입니다
가풀막이지만 풍수지리가 참 좋은 곳인가봅니다
옛 시풍에 흠뻑 젖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살아서나 죽어서나 내 집을 갖는다는 것
앞 강이 있고, 뒷 산이 있으니, 명당이지요.
누워서 시 쓰기 좋겠습니다. ㅎㅎ
젖었으면 말리고 가시지요. 차도 한 잔
하시면서……
감사합니다. ^^
두무지님의 댓글

주인 없는 무덤 앞에 자연과 얽힌 사연이 너무 깊군요
아마도 그건 평소 추시인님의 마음이라고 짐작 해 봅니다.
소나무 끝에 별똥 별을 바라보고 누워 있는 그 무덤에 주인은
금년 여름 덥지는 않했나요?
잘 보고 갑니다
건강 하십시요.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대숲이 바로 앞에 강변에 울창해서
별로 덥지는 않았을 것으로 생각 됩니다.
듣기에는 자동으로 냉난방이 되는 곳이라 하니 좋은 집터인 듯하고요.
언젠가 다시 한 번 가보고 안부 듣고
오겠습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
은영숙님의 댓글

추영탑님
아이고마낫 ! 청산 유수로 오지랍 이라우......
남의 무덤까지 씩이나 남자면 뭣 할 것이며
여자면 뭣 할것인고??
풍수 지리 연구 하신당가요 ?? 젊은 이웃집 오빠요?!
시도 걍 미끄러지듯 잘 쓰니 언제 싸리문 열고 무덤가로
시 쓰러 갔당가요??!! ㅎㅎ 발자욱 소리도 없이 집새기 신고 가셨남요 ? ㅎㅎ
기 죽어서 엽집에 살 수 없어서 가을엔 피난 가야 할꺼나 고민이로고
감상하다가 낙상 할 것 같습니다 ㅎㅎ
오늘도 좋은 하루 되십시요
추영 시인님!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남자면 뭣하고, 여자면 뭣하냐구요?
답은 거기 다 나와 있응께 대답 안 할래요.
가을엔 이사 가신다고요?
"갈래면 가지, 왜 돌아보오~~` " 거 유행가
있잖아요. 뭣땜시 돌아 본당가?
무덤도 자주 본 무덤은 관심이 더 가지요.
이웃집 같은 생각이 들거든요. ㅎㅎ
왜, 젖어서 가시나요? 말라서 가시나요?
오늘은
언급이 없으니께 물어 봅니다. ㅎㅎ
쇠스랑님의 댓글

와 글이 윤슬같이 빛납니다요 추영탑님
연고도 모르면서 무덤에 선을 베푸시니
죽고 나서도 틀림없이 천당갈거외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ㅎㅎ 천당은 종교인들에게 양보하고,
극락은 불자들에게 양보하고,
그냥 허리 부러진 산 밑에 한 평 집이면
충분할 것 같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