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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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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이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50회 작성일 16-08-13 20:21

본문

유배

 

이영균

 

 

외딴 잠 속 죽은 나의 뼈가

저 중에 하나다

 

암흑기의 어둠을 켜켜이 발라낸 기운이 고스란히

한 무더기 기록으로 쌓였다

바람 몰아치는 허허벌판에 우뚝

바람의 목덜미를 잔뜩 움켜쥔 채

오래 장승처럼 버티고 서 있었지

온몸 휘어 감는 바람의 발악이

갈가리 서낭당 금줄 찢어발기듯 사납게

희번덕이는 이빨을 드러낼 때

급 여울 모퉁이 물살에 파여 나가던

뿌리 희게 드러낸 고목처럼

시간이 두껍게 쌓이고

그 벌판의 삶이 뜯겨나갈 때로 뜯겨나가

점점 어둠처럼 막막해져

급류에 버려져 말갛게 씻긴 통발처럼

뼈만 앙상하다

 

모두 죽은 가운데 왜 홀로 의식이 있는 건지

외딴 잠으로의 이 고요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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