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15 】 목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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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격
사내가 사내를 감싸 안은 두 팔이 간밤의 격정을 꼭 누르고 있다
상의를 들추자
모서리 닳은 추억 한 장 사내의 지난 날이 기전체로 툭, 낙하한다
모음의 사중주가 행복을 파종하던 한때를 알리바이로 제시한다
모호한 경계를 배경으로
중심을 조준한 앵글에 금속성 관성으로 불이 깜박인다
초록등을 켜 수 신호를 보내는 나무들 목격자 수소문에 지난 밤을 함구한다
그에게 희망은 절망보다 잔인한 이승의 주문이었을까
좌절이 반쯤 남은 참이슬과 구겨진 종이컵이 목장갑에 수거된다
고추 금줄 펄럭이며 탯줄을 이별하던 처음처럼
강보에 싸인 평안이 119에 담긴다
가파른 절벽을 오르지 않아도 된다는 면죄부를 받은 저 사내,
사십 여해 하이에나가 되어 썩은 고기를 찾아 헤맸으리란 추측만
굴참나무 이파리가 귀엣말로 전하는데
말매미가 읊는 조사(弔詞)를 피안까지 전송하는 바람이 만장을 흔든다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이벤트를 핑계로 먼지 풀석이는 창고를 뒤져 2010년
기억에 탁본된 충격이었던 한 때를 찾았습니다
지금은 예사가 된 뉴스거리...한 동안 괴롭히던 등산 길...
여름이 제아무리 들끓는다해도 가을이 스멀스멀 아는체를 할 겁니다
울 창방 가족들...남은 더위 맛나게 즐기세요^^*
오영록님의 댓글

와우 ~ 반갑습니다.
건강은 괜찮으신지요..
처음처럼 강보에 쌓인 평안이 119에 담긴다// 이문장 훔치고 싶으네요.
더위 잘 피하십시오..
이제 더위를 이기기엔 시의 열정도 시들해 지나봅니다.
건강하십시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오샘의 열정이 식을리 있겠으리요
더위야 아무리 기를 쓴들 며칠 남았겠어요?
시의 체력과 근육을 길러 등짐 거뜬이 지워 넘기세요
다음번엔 함께 할게요
오샘의 가을 열매는 달콤하겠습니다, 감사^^
은영숙님의 댓글

최정신님
사랑하는 선생님! 안녕 하셨습니까? 반갑고 반갑습니다
너무나도 덥습니다 어찌 지내시는지요?
뭐라고 표현할 수 없는 시린 가슴에 자극을 줍니다
말매미가 읊는 조사(弔詞)를 피안까지 전송하는 바람이 만장을 흔든다//
대단한 문장력에 고개 숙입니다 어쩜 이런 시를 구사하고
써 내려 갈 수 있을까??!!
감탄 속에 눈시울 적시며 머물러 봅니다
수고 하셨습니다 감사 합니다
존경을 드립니다 선생님!
건안 하시고 션한 밤 되시기 바랍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은영숙님의 이 여름은 많이 힘드셨겠습니다
이제 더위도 끝물...매미가 마지막 고성을 다 소진하고 있습니다
늘 건강하시어 시밭에 모종 많이 뿌리세요^^
김태운.님의 댓글

목격을 시마을 폭격으로 오독하며 읽습니다
무더위에 애쓰시며 내려주신 멋드러진 시어들
함부로 읽는 모호한 경계에서
감사히 받자옵니다
선생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시마을 폭격...ㅎㅎ그럼 제가 테러분자...
혹...is 첩자로 오인하시는 건 아니지요?
진정한 시의 폭격자는 김태운 시인님이십니다
저도 감사히 받자옵니다^^
푸른별똥별님의 댓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푸른별똥별...여운...감사합니다^^
쇄사님의 댓글

건강하시지요.
나는 못 봤으니 묻지 말라는 건지
내가 다 봤으니 물으라는 건지 ... 매미는
어떻게 내 마음을 아는 건지, 스벌스벌 울고
따랑따랑 울고, 엄니엄니 울고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요즘 엄니땜시 맴이 맴이 아니지요?
글타고 엄니엄니...울지마세요 맴이에게 대신 부탁해 두었으니...
참 아름다운 따님에게...따랑따랑 존경을 보냅니다^^
활연님의 댓글

어느 사내의 모습이 보일 듯 말 듯
어느 생의 모퉁이가 보일 듯 말 듯
시치미 떼고 그저 붓질만 여념이 없으시네요.
사건 보고서 같은 글이나 쓰는 나로서는 이런
비유과 상징이 시의 늑골이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휘발성 슬픔이 아니라, 삶과 죽음의
윤곽을 탐색하는, 그래서 산 자의,
살아야 하는 자의 뒷덜미를 서늘하게 하는 것 같습니다.
필법은 수채화일 것이나 그 내면엔
유화적, 고흐적 강렬함이 느껴지네요.
철 모르고 기승을 부리는 여름, 가소롭게 여기시고
시원한 날 지으십시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창방 문청들에게 진정한 시창작 교실은 활님이 들려주는 의식 안 관조들입니다
수업이라 따로 떼어 감 놔라 배 놔라 하지 않아도
배움의 혜안을 들려 주시니 늘 감사합니다
졸시에 덕평을 놓아 주시니 오늘 더위는 물렀거라 겠습니다
철 모르는 여름이 왠지 밉지는 않습니다
이 여름이 가면 또 가을이 오겠으나 그 가을이 반갑지만은 않을 듯.
활샘도 션한 오늘 되세요^^
잡초인님의 댓글

최정신 시인님에 목격담이
생생하게 펄럭입니다
[전송하는 바람이 만장을 흔든다]
제 마음도 흔드시는것 같습니다
더운날씨에 고맙고 행복한 시
감사 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시를 마음으로 쓰거나. 머리로 쓰거나
때론 이렇게 발로도 쓰기도 하겠지요
개인적으로 기행시를 가끔 끄적이긴하나
실제의 충격적 목격이 각인되어 주절거리게 되었습니다
창방에 놓아주시는 다양한 혜안의 장폭에 감사드립니다^^
현탁님의 댓글

반갑습니다 샘
잘 지내시지요 저도 한동안 오지 못했습니다 인사이동도 있었고 등등
삶과 죽음의 경계를 시인만이 건질 수 있다
그런 생각
샘의 예리한 촉에 잡힌 좋은 시 감사하게 읽습니다
너무 더운데 좋은 일만 있으시길요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탁...님...내도 무쟈게 반갑다요
가까운 곳에 있기만 해서 더 반가운 ㅎㅎ
가을엔 좋은 소식 오려나 기다려 집니다
더위가 예뻐요...왜? 젊음의 상징이니까...
탁께도 좋은일만 삼태기로 예약해 둘께요^^
민낯님의 댓글

한 편의 시가 세상을 사람을 바꾼다는 말이 있듯이 시인님의 시
충분히 그러고도 남습니다.
다음편도 기대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절벽을 오르지 않아도 된다는,,,, 구절!
어려운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에게 어쩌면 유혹이 될 수도 있지만, 삶이 멈춘다는 독은?????
그날의 목격은 될 수 있는 한 후일로 밀뤄두는 것이 좋다는 생각입니다
하늘에 맡겼으므로 그날까지 고고씽!!!!!
심하게 펄럭거리는 기전체 이파리들에게 그 아픔을 전이시켜놓았겠네요...함 들어봐야할 것 같은...
뒤늦게 걸음 놓고 갑니다.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