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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13> 바람의 처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달팽이걸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750회 작성일 16-08-06 19:12

본문


바람의 처소 /달팽이걸음

 


너 서 있는 곳

그곳은 돌멩이와 모래 

꼬리로 우는 붉은 독사의 사막

 

밤이 아니어도 외로운 쪽달이 뜨고

저녁이 아니어도 황야에 섬으로 떠 있는 고독한 바위

홀로 된 하얀 달빛과 미치도록 사랑하다 끝내

흰 포말을 토하고 탄식의 그림자 길게 드리우는 적막의 장소

 

초록 도마뱀의 잘린 꼬리가 묘지 건너 석회암 바위 위에서

파르르 떨고 초승달을 본 자칼이 잿빛 갈기 세워 울부짖는 땅

그곳에는 사막을 건너다 말라 죽은 노랑 여우의 안광이 모래 언덕을

넘어 바람의 골짜기로 사라진다

 

살아 있는 것은 뱀과 전갈과 하이에나의 기분 나쁜 웃음소리뿐

그것들이 핥고 물어뜯어 구멍 숭숭한 동물의 뼛조각이

바람이 부는 대로 낮고 허스키한 저음으로 음유하는 땅

 

사막의 바다에서 오아시스는 표류하는 무인도이다

너의 꿈이 신기루의 안갯속에 갇혀 먼 등대의 불빛

가물거린다

 

사막을 건너는 아라비아의 상고들이 남긴 낙타 발자국

! 그 발자국 - 누군가 눈 위를 걷듯 또렷했을 그 발자국도 바람에 서서히

덮여 오래된 기억이 되어 흔적도 없이 잊히는 곳

 

너는 다시 사막 위에 서야 한다 그리고 건너야 한다

누군가가 이 사막을 건넜음을 낙타의 신기루와 바람이 너에게 말한다

아무도 건너지 않았을 것 같은 이 정글 같은 생의 사막에서

건너기가 면제된 사람은 없다

 

사막의 바다에서 낙타의 흔적 없는 행렬을 쫓아 어슬렁거리며 멀리서

배회하며 뒤따르는 하이에나가 네가 죽어 주기를 바라는 친구가 되어

히죽히죽 웃으며 함께 길을 가자고 한다

 

너 서 있는 그곳이 너의 마지막 사막이라도

바람은 떠나라고 그곳이 네 생의 시작이라고

낙타의 발자국을 찾아가다 보면 그곳이 사막의 끝이라고

그곳에 네가 찾는 오아시스가 없더라도 거기가 끝이라고 시작이라고

추천0

댓글목록

달팽이걸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달팽이걸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푸른별똥별님

들려주셨네요 .,
더위에 건강하시고
잘 견디셔셔 좋은 열매
더많이 소출.하시기를

감사합니다

용담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달팽이 걸음님 찾아 오셔서 감사합니다
이 무더운 여름 날씨에 건강하시지요
아동문학방에서 창작 방으로 오신 달팽이 걸음님
오늘도 고운 시로 주시었네요 바람의 처소를 통하여
왠지 모르게 사막을 걷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모래밭을 걷는 기분이며 뜨거운 사막위를 걷다가
오아시스를 찾아가는 기분입니다 사막에 부는 바람은
언제나 더운 바람이겠지요 사막을 한번도 가보지는
못하였지만 이 시의 내용속에서 사막을 걷는듯한
내용으로 쓰여져 있네요 바람의 처소는 어디에 있는걸까요
바람이 부는 곳 마다 바람이 머무는 처소는 보이지 않지만
바람이 부는 방향을 통해서 알수가 있지요 시의 구간마다
바람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 것 같습니다
무더운 여름 건강하게 잘 보내시고 건필하세요

달팽이걸음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달팽이걸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용담호 시인님
걸음해 주시고 마음까지 남겨 주시니 
고맙습니다.

마음에  산들바람 붑니다
바람이 느껴지나요
스위스 알프스 눈 쌓인 계곡따라
활강하는 얼음바람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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