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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791회 작성일 16-08-07 11:32

본문

 




곤충困蟲 / 테우리




  무더운 창밖 계절을 점령한 건 역시 징징한 내 이명의 근친, 매미의 소란이다

  그 기세에 눌렸을 때늦은 풍뎅이와 섣부른 귀뚜라미가 만만한 날 골랐다

  방심한 흡연의 바람구멍을 뚫고 어느새의 틈새로 쳐들어온 협공이다

  순간에 맞닥뜨린 짜증의 몫은 에프, 그 깜짝의 나머지는 킬라였다


  모기처럼 취급해버린 아차의 반성은 하마터면의 문장으로 읽히고 애틋한 장례의 장면으로 스친다, 살육의 서슴은 착한 생포, 두루마리보다 가급적 갑 티슈가 좋겠다며 잠시 일방적 전투를 치른 후, 장수의 염원을 담아 모처럼 방생을 했는데, 이건 갑자기 어찌된 영문의 소름인가. 세상은 여전히 열탕처럼 펄펄 끓는데 냉탕처럼 서늘해지는 기분이다. 분명 바람 한 점 없는 밖이 버거워 꽁꽁 숨어버린 바람구멍을 비집고 숨죽이며 겨우 피신한, 곤궁한 미물의 삶이었을 텐데, 눈치코치 없이 내쫓아버린 철모른 소행이었으니.


  환갑이 근처인데도 저들처럼 날지 못하는 난,

  허물의 덩치만 허투루 키운 난,

  대체 언제면 철이 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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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香湖님의 댓글

profile_image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덥다! 덥다! 덥다!
거기는 괘않소?
더위는 약도 없소  잘 먹고 그늘만 찾아다니소
참 매미처럼 풍류를 즐길 수 있다면 더 좋고 ㅎㅎ

쇄사님의 댓글

profile_image 쇄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말처럼 뛰는 말'의 진수
를 봅니다.
앞 말이 뒷 말을 추월하고
뒷 말이 앞 말을 이끌고 .... 한바탕 말의 질주가
참으로 시원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닌게 아니라 매미들이 참 부러운 계절입니다
저 소리가 울음이라는 건 천부당만부당이라네요
우리 동네 매미들 귀띔에 의하면...
인간들 덥다고 짜증내는 소리가 싫어서, ㅎㅎ

다녀가신 분들 남은 여름
매미처럼 신나게 지내십시요
그리고 덥다는 소리만 그치면
매미들도 물러간답니다

감사합니다

용담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용담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나는 작업을 하면서 죽어 있는 매미를 보았습니다
어찌 안 스럽던지 매미를 건드려 보았지만
이미 죽어 있는 매미를 보니 죽어 있는 매미 다시 살아날까봐서
한참을 보니 움직이지 않더군요
죽어 있는 곤충도 어찌 보면 생명인데
왜 허망하게 죽을까 하는 의미를 생각해봅니다
김태운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천생 시인이시군요
전 그런 감정이 부족합니다
그냥 그러러니 하죠

어쨌든 귀중한 생명이지만...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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