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리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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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도나도 감기에 걸리지 않으려고
마스크를 쓰고 광장을 지나간다
추운 날씨 때문인지, 그 광장엔 싸리눈이 내렸다
폐지를 줍고있는 인정많아보이는 할아버지의 손과 발이 얼까 걱정이다
나이스물일곱, 세상물정 모르겠다는 기쁜마음으로 나는
눈싸움하자고 달려드는 이에게 콧방귀를 끼고난 후
따스한 손으로 눈을 뭉치려고 하면 할수록 내손만 시리다
달려드는 이는 아직 다 뭉쳐지지 않은 눈으로라도 날 공격하겠다는 눈빛에 날이 선듯해 보였다
"이봐, 저기 계단 아래에 있는 편의점에 가면 눈이 잘 뭉쳐지는 장갑이 있대 가서 사와서 다시 눈싸움하자고."
그 말을 하고는 먼저 부리나케 달려가버렸고 눈싸움을 할 수 있다는 기쁜 마음에 나도 장갑을 사러갔다
하지만 어째서인지 되돌아 왔을 때 그는 보이지 않았고
하얀 눈위에 흙투성이의 발자국만 남겨져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저 콧방귀를 뀌고.... "칫, 눈싸움 할 수 있었는데"라는 아쉬움뿐이었다
댓글목록
용담호님의 댓글

이을임님 왠 차가운 겨울속에 빠져드는 듯한 기분이 드네요
여름속에 즐기는 겨울의 풍경속 싸리눈에 의미가 전달해지는 느낌이 드네요
싸리눈은 겨울에 내리는 눈이지요
이렇게 시원한 마음까지 보여주신 글 속에서도 겨울의 맛을 느끼게 하는 부분이네요.
겨울의 단점은 춥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겨울 옷을 두텁게 입고 다니지만
그래도 겨울의 맛은 추워야 제맛이 나고 여름은 더워야 제맛이 난다고 했지요
이 글의 내용속에 비쳐지는 겨울의 풍경은 옛 과거로 되돌아가는 듯한 느낌이 듭니다
싸리눈속에 펼쳐지는 겨울의 풍경들이 시원스럽게 느껴지니까요?
참 좋은 글 잘 보고 갑니다 항상 건필하시고 건강한 여름 보내십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