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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미
이영균
스스로 존재를 숨긴 채
끊어져 가는 생을 고음으로 호소하면서
제 속에 정체된 생각들과
낡아 허물어질 것 같은 아집들 속에서
이럴까 저랄까 갈팡질팡 목청만
점점 더 고성에 가까워진다
점점 가늘 해지는 고음 아름다워
누구도 장고 끝 겨우 며칠의 우화(羽化)는
괴로움이란 걸 알지 못한다
후회하는 날개의 부딪침마저
화려하고 경이로워
스스로 제 목, 옥죄는 줄 누가 알까
생각은 점점 깊은 땅속
유충기로 돌아가고 있다는 걸
이슬이 아닌 먹이를 취하고 싶은 걸
습한 곳에서 꿈틀거리던 때로 돌아갈 순 없어
대신 돌아갈 제 분신을 쓴다
부서지고 말 몸뚱이 말라비틀어져 가는
가랑잎에 바스러져 가을 무덤의 일부가 되듯
소리가 멈추고 사라져
기억 속 여름의 고전처럼 들려줄 고음
벽난로에서 고구마가 익는 겨울엔
그리움이겠지
발악으로 고음을 잇는 이 마지막 나무에서
겨우 한 며칠 남아있을 생에
아름답게 저물어 가고 싶은 게
지는 저 팔월의 해뿐만이
아니라는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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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포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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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담호님의 댓글

사방에서 들려오는 매미들의 합창
공원에서 우는 매미들과 그리고 계곡에서 우는
매미들로 가득 찼죠
매미들의 고음 때문에 싱그러운 여름을 보내는 것 같습니다
<발악으로 고음을 잇는 이 마지막 나무에서/
겨우 한 며칠을 남아 있을 생애/아름답게 저물어가고 싶은 게/
지는 팔월의 해뿐만이/아니라는 듯/>
매미들은 얼마 못 살지요
마지막으로 발악을 하는 매미들의 고음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지요
매미들을 잡으려고 뒷동산을 가로 지르며
강변 숲을 지나던 일들이 엇 그제와 같습니다
매미들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다름이 없지요
여름만 되면 울어대는 것이 매미들의 습관입니다.
매미들은 매미들 대로 삶을 이어가는 과정이 있지요
매미에 대한 의미를 안고 기억합니다
좋은 주말 잘 보내시고 시원한 여름 잘 보내세요
이포님의 댓글의 댓글

네! 감사합니다.
아무리 더워도 최선을 다하여 살아가는 매미처럼
최선을 다해 오늘을 살아 봅니다.
더위에 건강 주위하시고 행족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