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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유의 전쟁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임동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8회 작성일 16-08-03 10:21

본문

 

 

 

비유의 전쟁

,

,

,

내 꿈속에 나타날때면 늘 헤펐다 그녀는

돌아가는 전기 믹서기 전원을 딸각 내리듯

꿈이 한 권의 소설이라면

이 아침은 우리에게 뜯겨나간 페이지다

우리들의 엉성한 싸움질은 배송포장까지 끝맞쳤다

 

통통하게 살이 오른 햐얀 두 손이

초록빛 매니큐어 속에서

삐죽삐죽 솟구쳐 울었다 전쟁이나 다름없는 밤을 지냈고

전쟁은 숱한 질문을 투하 하고 있었다

뒤이어 찾아오는 눈물의 평화는 질문을 외면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전쟁의 핑계를 찾아 두리번거린다

몸무게를 영원히 잃어버린 우리는

해가 맞은편 아파트 꼭지에 닿으면서

팬클럽 깃발 냄새를 풍기며 펄럭거린다

어미가 그리워

낑낑거리던 젖비린내 강아지가 발뒤꿈치를 높이 들고

탱자나무 가시 울타리 사이를 넘보는 시선으로 나를 본다

갈라서자는 강수를 두면서 친정집 타령을 또 한다

지옥을 경유하지 않고

직항으로

거룩한 가정의 거실,

한 귀퉁이에서 나의 하루가 폭발한

 

요 뽈따구를 햄버거처럼 부풀어 올릴까 부다, 한 마디에

서로 놀란다 말로는 얼마든지,이지만

 

내 눈은 문 열린 냉장고 같이 갑자기 생기가 돌고

그녀의 눈은 동화속에 백조라도 기다리는 듯

큰 연못이 되었다 

나는 내 비유에 그녀는 아픔의 강도에

말로는 얼마든지,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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