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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 서서

 / 임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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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늘어뜨린 낯익은 향수를 바라보았다

그녀는 나의 오후를 풀어놓고

내가 마주할 최선의 선택은 숨을 멈추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갇힘,에 대해 생각하게 만들었다

흔히 그녀라 말하지만 그 인칭은 보통명사이며

젊고 싱싱하다면 긍정으로 끌어다 쓰는 말이다

나는 향수 참기라는 고통을 쌓고 있지만

더욱 놀라운 것은 내가 왜 그래야 하지,였다

향수는 이름이라는 어느 고유명사를 싹 틔우며

끝 모를 가벼운 시간을 꼬집는다

나는 어디를 겨냥할지 모른 채 그녀만을 느끼며

빤히 페이지를 넘긴다, 눈인사처럼 그녀가 간다

각자의 방식대로 다른 삶의 가능성에 대해

계산대를 지나 딸랑딸랑 방울문 소리는

그녀가 만들어낸 책장의 얇은 빈칸에 머물고

나도 그 책을 뽑아든다 그녀의 빈칸이 넓어진다

향기로운 연대의 느낌으로 오늘을 만족하며

어쩌면 매일매일이 될 이 시간쯤

누군가는 누군가를 기다릴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