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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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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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정에서 떨어진 석고 부스러기들이
이 근심 저 근심의 파도에 부딪치며 항해하는 3등칸
승객들은 그 안에 갇혀서 삶보다 더욱 서글픈 계획을 세우며
모두들 밥벌이 궁리에 곯아 떨어진다
어둠의 저편 끝을 만져보려는 듯
젖꼭지 우윳병이 쓰러진다 바깥 날씨는
개들의 긴 울부짖음 같이 쌀쌀하다 불빛도 밤바다도
모두를 경계하고 있었다 우리의 어떠한 비밀도
다른 입에 털어넣으면 우스갯거리 운명을 맞게 마련이다
우리들 내면의 하늘도 이 파도 위에 흔들리고
그 어디에서든 진정 두려운 것은 아직 발설하지 않은 것,
속시원히 모든 것을 털어놓을 때
비로소 진정한 안정을 찾을 수 있다 그때야 비로소
진정한 침묵이 가능하다 그러나 앞에는 오직 믿으려 하지 않는 어둠뿐,
닥칠 수 있는 모든 것들의 끝에 도달했을 때, 홀로 처하게 되는 순간
그 순간이 세상의 끝이다 우리 자신의 고뇌마져 대리석으로 굳어 버리고
아무런 응답도 하지 않으며 뒤돌아선 사람들 속으로
그들이 어떤 사람들이든간에 그들 속으로 숨어들게 된다
눈물을 흘리려 해도 모든 것이 다시 시작되는 이곳으로
적막이 감도는 거대한 밤바다 위에
낯모르는 아가의 젖꼭지 우윳병을 세워줄 뿐
한구석 어둠만이 나를 아는 체 하는 나만의 밤
그 관속에 잠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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