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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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잔
울컥,
목이 멘다
간장에 절은
누름돌이 잔을 누르는 건지
벗긴 술병 비닐마개의 주름살이
벌레 빠져나간 껍질의 그림자처럼
바람에 흔들린다
나는 저 못된 고무줄이었다
오래 쓴 눈꺼풀과
옹이 박힌 기도들
흙벽에서 뜯어낸 뿌리들
그러저러한
얼룩들로 잔은 마무리되는 것
그리고 돌멩이처럼
산천 아무 곳에나 버려질 테지
고향에서 가져온 찹쌀술
입에 대자 그것은
시어 꼬부라진
어머니
벽 바른 신문지처럼
항아리들이 하나 둘 말라갔다
댓글목록
용담호님의 댓글

막잔인가요
재미있는 시어들이 잘 표현되었네요
털빠진 붓님 고향에서 가져온 찹쌀 술의 맛
그저 막잔으로 마시고 싶어지는데요
술을 무척 좋아하시나봐요
<고향에서 가져온 찹쌀술/입에 대자 그것은/
시어 꼬부라진/어머니//벽 바른 신문지처럼/
항아리들이 하나 둘 말라갔다.>
고운 내용 잘 보고 갑니다.털빠진 붓님 건강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