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국(水國)의 심수(深水)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수국(水國)에 장마가 올 때
모든 방죽이 하나 둘 무너지려 할 때
저 어린아이가 두더지 마냥 유수에서 나와 숨바꼭질을 하고플 때
그 작은 손으로 내 머리를 당겨
도도록한 뺨을 붉게 물들어주었다.
난 위선과 연민을 받을 자가 아니며,
내 마음은 너에게 담보물 또한 아니다.
라는 말들은
거친 빗소리에
둑이 무너지는 둔탁한 소리에
아이를 잃는 부모의 울음소리에
가려져 들리지 아니하게 되었다.
이 水는 생명을 잉태할까 앗아갈까.
진과를 맺을 수 있을까 아니면 엎을까.
너의 향기를 마르게 할까 젖게 할까.
내가 운 것인지 네가 울린 것인지
내 눈물이
장마를 수진하고
방죽의 그릇을 키우며
아이를 깨끗이 씻겼다.
지금 넌 내 심수(心髓)의 심수(深水)로
흐르고 있으며
매번 넘실대는 내 마음을
네 물방울로
단 한 방울로
따듯하며 춥게
부드러우며 베이게
다정하며 나에게 상처를 주게
우리의 폐에 물이 스며들게
살려주고 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