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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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깨 / 테우리
열병을 앓은 섬 어느 기스락의 트라우마다. 애초부터 불만을 품고 게 같지 않은 것들은 당연 다 개라 생각했던, 뭍과 물, 그 사이에서 버림받은 어중간의 초생이다. 속이 물러 게처럼 딱딱한 더깨로 숨어버리고 싶은, 사실 개 같은 심정으로 제 평생의 요람이자 무덤을 찾기에 전전했다. 긍긍하다 겨우 찾은 제 몸 하나 뉘일 처소, 그 척박한 고랑에 쪼잔하게 처박힌 옹고집 신세다. 게든 개든 전생의 거품을 쏙 빼고 불만 가득한 기름기를 품은 채 마지못해 보낸 세월이다. 몸피를 졸이고 생각을 졸이며
습성의 눈치 보기 급급한
한 몸 가누기도 버거운 염천이다. 게와 개의 불륜이 혼혈을 낳은 적도의 동침일까. 저들이 마치 참한 깨우침의 상징인 양, 우루루 쏟아질 조짐이다. 개를 삶았는지 게를 구웠는지 헛갈리다 뒤엉킨 불볕이 대신 희뿌연 된거품 물고 토악질 중이다. 자갈밭 고행의 씨알을 염화의 사리처럼 무수히 쏟아붓는 무의식의 산통으로
(따닥, 따닥......)
엉겁결의 물기가 뜨거운 바람기를 꼬드겨 건조한 불기를 낳은
해바라기 새끼들, 연분홍 낙인으로 마구 찍히다 하얗게 질린
화인火因들. 두루두루 희끗희끗하다
말라 죽어 다시 태워 비로소 깨우침을 발하는
저 불타 같은 생각의 내밀한 맛깔
참 기름지겠다
언제 보아도 참 순진하고 참 고소한 농심들
함께 버무리고 무쳐 홀로 느끼고 싶은
느껍고 속 깊은 이 군침의 환장
......
혹, 거짓 같은 내 詩는
저 참을 느낄까?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뭍과 물, 그 사이에서 버림받은 중생?
속이 물러 게처럼 딱딱한 더깨로 숨어버리고 싶은,
사실 개 같은 심정으로 평생의 요람을 찾기 긍긍했다구요.
토속 적인 그 곳의 삶과 애환이 잔뜩 묻어 있는데
저 실력으로 정리가 잘 안됩니다.
배우며 다가 가도록 노력 해 봅니다.
건필 하십시요.
김태운.님의 댓글

ㅎㅎ, 하도 더워 못 살 것 같아 마침 눈에 띄는 참깨밭에서 깨우침을 얻으려다
혹처럼 의문부호만 하나 더 달았습니다
걸음 감사합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높은 시 향기 에 머물다가 갑니다
감사합니다
많이 덥습니다 고곳은
바다가 바람을 을 부르줘 참 좋지요
늘 건 필하소서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많이 뜨거워야 깨가 잘 된답니다
비도 안 오고 마구 찝니다
깨만 좋다고 저 난리입니다
감사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

게든 개든 깨는 죽어도 되지 못하는 세상,
들깻잎 같았다가 참기름 같은 맛이 나는
시였습니다. 고소롬합니다. ㅎㅎ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해서 개와 게가 이종교배를 했지요
불더위에서 마구 엉켜 뒹굴다보니
땀을 졸이고 졸이다보니 남는 게
기름 뿐이더군요
주근깨처럼
그래도 고소합니까
ㅎㅎ
감사합니다
쇠스랑님의 댓글

시인님의 고소한 시에서
깨가 좌르르 쏟아지는데
비는 왜, 주루루 안 쏟아지는지,,,
무더운 날씨 건강하십시요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비와 깨는 상극이지요
고소함을 포기하면 비릿한 비가 쏟아진답니다. ㅎㅎ
어쩌시겠습니까
깨맛은 포기하실랍니까
둘 다는 과욕이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