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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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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48회 작성일 16-07-20 17:42

본문

시간은/광나루

 

시간이라는 놈

그냥 흐르기만 하는 줄 알았는데

송곳을 들고 서 있다

구멍을 내려고

바람 술술 들여 흔적을 지우려고

 

새바람 불러

새 술을 담가

파란의 숨소리 들리지만

삐악거리는 한 마디 일 뿐

 

시간 앞에 서 있는

길고 긴 줄

끝없이 펼쳐지지만

지친 기색도 없는 듯

시간의 송곳은 윤기를 더해 간다

 

황금에 싸인 손도

단단한 다이아몬드로 깁스한 발에도

뼈마디마다

숭숭 구멍을 내어

 

소리치며 떨어지는 나뭇잎 가엾고

구부정 할머니 갈퀴손이 미안해도

어머니 주름살 가슴 저미어도

 

그래도 스스로를 버려

힘들인 자국만은

몇 발짝 뒤로 물려

 

정녕 너를 위한 것이었기에

함께 있음에 솟구치는 샘물이었기에

똬리 상하지 않게

글자로 찍어내고

눈물로 닦아

별이 된 눈망울은

창가에 걸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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