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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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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아로마123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29회 작성일 16-07-20 23:16

본문

담배


           정경숙


황홀한 고뇌 휘감고 있는 담배

영혼의 굶주림 채우려는 듯

사각틀 도시락에 든 담배

한 개피에 불을 지핀다

어머니 젖 빨듯 온 힘을 다해

깊은 숨 들이키며 내뱉는다

퉁퉁 불은 젖무덤이 조용히

가라앉듯 꽁꽁 언 얼음 서서히

녹아내리듯 자신을 불태워

허공 속 어딘가로

흩어지는 하얀연기

 

우리삶도 언제가는 홀연히 떠나는

저 담배 연기처럼 사라지겠지

태어나는 순간 부터 죽음 향해 타들어 가는

생의 빛 한 줄기,肉의 세상이란

불타는 집 속에 사는 것이라

흙 밟고 사는 동안 가슴속 가득

채워진 응얼진 꽈리 하나 풀고자

무수히 애태우는 하얀연기


허공으로 허공 속으로 흔적없이

사라지는 그 아득함,

삶과 죽음 처음과 마지막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장엄한 지휘아래

빨간 불꽃이 활활 타들어 간다

풀리지 않은 영원한

수수께끼 같은 고뇌와 함께

시인의 마지막 점 하나를 찍기위해

영혼의 애달픔 간직한 채

지금 허공 속 다비식을 치르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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