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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에게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49회 작성일 16-07-13 19:32

본문

뿌리에게

 

 

이제 더는 몸이라고 할 수도 없는

그런 모습으로 거대한 뿌리가

두 발을 가지런하게 모으고 모로 누웠다

어디든 달려갈 듯 하던 발은 부르튼 채

시커먼 덩어리로 군데군데 멍울이 지고

다 돌려 세우지 못한 세월들을 기억하는 듯

미처 닿지 못한 곳을 향하여

두 발을 가지런하게 모으고 있다

뿌리는 몸이 기억하는 생()의 큰 발자욱

우리들을 세상 밖으로 밀어 내고

아래로 더 아래로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세상이 밀과 보리를 키워 내 듯

그렇게 우리들을 무럭무럭 키워 내고 있다

삶의 그 큰 무게들을 몇 번의

마른 기침으로 천천히 덜어 내고 있다

오늘 나는 이 거대한 뿌리에게 세월을

성큼성큼 되돌아 건널 수 있는 튼튼한 발과

큰 바람에도 흔들리지 않는 무성한

이파리들을 한 가득 달아 주고 싶다

끝을 모르고 다 써 버린 그 마른 몸에

모로 가도 둘러 가도 생()

마지막 그 순간까지 끝끝내 지지 않는

파란 새순을 하나 내어 주고 싶다.

추천0

댓글목록

박성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박성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오늘 아버지 치과 치료를 예약하고썼습니다.
자꾸 전화하십ㄴㅣ다.
"야야 그냥 여기서 치료 받으까??"
대구 가서 치료 함 받고 싶다를 그렇게 돌려 말하십ㄴ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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