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6] 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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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증愛憎 / 테우리
어긋난 로맨스의 트라우마다
생고무줄 같은 음양의 향방이 낳은 사생아
강과 정의 팽팽한 긴장이 바로
그 실체인,
자궁의 빗장이 열리다 닫혀버린 순간
좌뇌와 우뇌를 들락거리는,
나들목의 고뇌 같은
엇박자의,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강정을 지난다
정군칠
밤에 인적 없는 강정을 지난다
파도는 노란 깃발이 꽂혀 있는
처마까지 따라와
외삼촌 없는 외가 같은 적요 속
범섬과 문섬의 속울음을 풀어놓는다
낮에는 황건 같은 노란 깃발들이
바람에 흔들렸는데
어두워지며 찢기는 소리만 남아 펄럭인다
어쩌지 못해
순한 바람이 되어버린 이곳
서로를 캄캄히 가두려
올레 담이 높아지고
마을의 집들은 서로 다른 깃발을 내걸었다
다른 바람이 어디 있었던가
남들은 화산섬이라 하지만
물 좋아 기름진 땅
바닷바람마저 범섬과 문섬을 지나며
가장 부드러운 숨결로 길들여지던 곳
나팔고동과 진홍나팔돌산호가
목숨 다해 파도를 순하게 다스리던
그곳,
- 江汀이라는 말 그저 나온 말 아니지
내게도 오래 묵혀 둔 말이 있었으니
그대를 마주하고 싶다는 것
그대의 가난한 무릎을 빌려
무거운 내 머리 잠시나마 얹히고 싶다는 것
하지만 나의 비애는
뒹구는 빈 소라껍질처럼, 무너진 방파제처럼
속절없다
거대한 이지스함에 떠밀릴 낡은 어선 몇 척이
던져진 듯 놓여 있는,
쉬 바닥까지 드러낸 옴팡진 포구와
벼랑으로 내몰린 노란 깃발과
낯이 맑던 바다까지 검게 변해 버린 강정
도둑게가 훔칠 그 껍질처럼
속이 텅텅 비어가는 집들
그림자만 남은
강정, 그 마을을 지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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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돼지 아닌 사람답게 살기 위한 강정평화대행진"
'평화야 고치글라' 대행진, 8월1일 장정...6일 탑동광장서 범국민 평화문화제
3343일. 제주해군기지 건설에 반대한 서귀포시 강정마을 주민들이 투쟁해온 시간이다. 강정마을회와 시민사회단체 등은 해군기지 반대 투쟁의 일환으로 매해 여름 평화대행진을 열고 있다.
강정마을회, 제주해군기지건설저지를위한전국대책회의, 제주군사기지저지와평화의섬실현을위한범도민대책위원회는 13일 오전 11시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는 8월1일 ‘평화야, 고치글라’(평화야, 함께 가자) 2016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들 단체는 “해군기지는 마을 공동체를 파괴했다. 강정 바다 속 연산호는 콘크리트 덩어리에 묻혔다. 해군은 해군기지 완공을 기다렸다는 듯이 건설 반대를 외친 주민과 활동가들에게 약 34억원의 구상권을 청구했다. 제주도지사, 도의회를 비롯해 각계각층에서 구상권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하고 있다. 잘못된 구상권 철회에 다같이 도와달라”고 호소했다.
이어 “세월호에 실린 철근 410톤 중 일부가 제주해군기지로 운반되고 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우리가 좀 더 치열하게 싸워 해군기지 건설을 막았다면 안타까운 생명을 보듬을 수 있었지 않았을까 죄송스럽다”고 했다.
이들은 “거짓이 진실을 억누를 수는 없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다. (제주해군기지가) 동아시아의 화약고가 될 것이라는 사실도 우리는 알고 있다. 그래서 우리는 포기할 수 없고, 묵묵히 평화의 길로 걸으려 한다”고 지속 투쟁을 선언했다.
또 “강정마을은 해군기지 건설 반대운동을 넘어 생명평화의 가치를 담은 마을로 다시 태어나려 한다. 밀양 할매들, 쌍용차 노동자들, 세월호 유족까지. 낮은 곳에서의 연대는 올해도 강정생명평화대행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평화와 진실을 알리는 그 길에 다시 힘을 모아 함께 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조경철 강정마을회장은 “99%의 사람들이 개·돼지로 사는 것이 아니라 1%의 사람들과 동등한 위치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힘을 모아야 한다. 강정생명평화대행진은 99% 사람들이 힘을 합치는 행사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번 강정생명평화대행진에는 전국 100여개 시민사회단체가 참가할 예정이다.
오는 31일 오후 5시 강정마을 의례회관에서 열리는 전야행사를 시작으로 이튿날 해군기지 정문에서 대행진에 들어간다.
해군기지 앞에서는 생명평화 인간 띠 잇기 등 퍼포먼스도 예정됐다.
대행진은 동진과 서진 두 그룹으로 나뉜다.
동진은 강정에서 출발해 효돈, 위미, 남원, 표선, 신산, 성산, 구좌, 김녕, 함덕, 조천을 지난다.
서진은 강정, 중문, 안덕, 대정, 한경, 금능, 한림, 곽지, 애월, 하귀, 신제주를 걷는 일정이다.
동진과 서진은 8월6일 제주시 탑동광장에서 조우한 뒤 오후 6시부터 범국민 평화문화제를 연다.
참가비는 1일 1만원이며, 대행진 기념 티셔츠도 1만원이다. 다만, 미취학아동은 무료다.
문의 = 강정 친구들 070-4129-6179, 제주해군기지건설저지를위한전국대책회의 02-723-4250, 제주군사기지저지와평화의섬실현을위한범도민대책위원회 064-722-2701.
김태운.님의 댓글

나비 상여
정군칠
외따로 난 산길
나비 날개를 어깨에 맨 개미들 간다
죽어서 맴돌기를 멈춘 나비
오색무늬 제 몸이 만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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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집 <물집> 애지. 2009
1952년 제주도 서귀포시 중문에서 출생
내 고향 대포의 이웃마을 선배님이다
두무지님의 댓글

어긋난 로맨스의 트라우마다,
강정 항 아픔 인가요?
좌뇌 우뇌를 들락거리는,
나들 목의 고뇌 같은...
천혜의 자연을 지키지 못한 아픔이 컸으리라
믿습니다.
짧고 간결한 문장에 많은 것을
시사하는 내용 입니다
건필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강정도 내 고향 이웃 마을이지요
거기엔 이모네 가족도 친척들도 계시고 친구들고 있고...
참으로 안타깝습니다
모른 척하지도 못하고
아직도 진행형
감사합니다
쇠스랑님의 댓글

훼절된 사랑,
이별의 트라우마가 환장할 노릇입니다
어두운 바람에 찢긴 마음을 잘 읽고 갑니다
시인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저도 사실 해군출신이지요
강정해군기지 추진 당시의 해군참모총장은 그 분이 중위일 때 제가 상병일 때 한 사무실에서 근무를 했지요
이전 인사참모(당시 소장)일 땐 연락도 했었지만
군항 추진 시엔 사실 아는 척도 못했습니다
아무튼 저도 나쁜 놈이지요
관심, 감사합니다
쇄사님의 댓글

애와 증 사이에 뭐가 있는 건지,
강과 정 사이에는 또 뭐가 있는 건지
남의 일로 여겼던 거 반성하면서
살펴봐야겠습니다. 어쩌면 팔매에
돌을 매단 것이 내 손모가지인 것도 같고...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애와 증 사이에, 강과 정 사이에 제가 있었습니다
허나, 아무 구실도 못했지요
부끄럽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