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의 재발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세월의 재발견
온몸에 뜨겁게 전해지던
그 따뜻하고 짜릿함과
아릿아릿한 손마디 감촉이
깊숙이 느껴지던 부부의 정이
인제 와서 꿈이 아니기를,
세월이 지난 뒤에는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며
도통 믿으려 하지 않은 현실들
요즈음 들어 가끔 외롭다고
오랜 장마처럼 눅진한 모습
텅 빈 집이 너무 커서 넓고
무더위에 습기만 젖어 드는 시간
아무도 찾지 않는 일상은
밤은 더 무서리 치는 괴로움
창문 너머에 비치는 가로등,
차라리 평생에 반려자였으면?
지난해 한겨울 눈보라가
백설기처럼 송이 가루 난 분분
가슴에 쌓이던 겨울밤이면
차라리 열병은 덜했을까
춘곤증에 팔다리 늘어지게
낮잠을 새소리와 즐기며
꽃향기 넘치는 봄기운 속에
소쩍새 우는 사연임을 찾아
입맞춤하던 꿈이라도 꾸었으면,
곳곳에 집기마다 찌든 먼지
그것도 마음이 늙는 것이다
거실을 어슬렁대는 하루가
어쩐지 세월 뒤편으로 밀리는,
가구들도 오래되면 도출돼 나가듯이.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나이 드니 모두들 세월타령이네요.
밤이 지나면 아침이 온다는 건 알았지만,
그 아침이 어떨지는 몰랐듯이
이제 다가오는 세월은 어딸지? 궁금합나다.
퍼붓고 싶던 세월타령, 두무지 시인님의
시 속에서 듣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두무지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괜히 세월 타령이지요
누구나 늙고, 어느 날 사라지는 운명을
이러쿵 저러쿵 해 봅니다
아쉬움도 미련도 없지만, 그러나 흐르는 것은
왠지 뒤돌아보게 하는 마력이 있습니다
귀한 시간 감사를 깊이 전 합니다
평안 하십시요.
라라리베님의 댓글

가난보다 더 무서운건 외로움이라 하였나요
집도 가구도 사람도 모든 것들이 느끼는 고독과 무상함
상처가 깊을수록 더욱 아름다운 꽃을 피우듯이
적당히 외로움도 즐기며 살아나가는 것이
삶의 망망한 대해를 헤쳐나가는 방법인 것 같습니다
두무지 시인님의 촉촉한 시심에 푹 젖었다 갑니다
두무지 시인님 감사합니다
평안한 시간 되십시요^^~
두무지님의 댓글

어차피 늙는 다는 것은 외로움을 동시에 수반 합니다
이미 터득한 경지인데 아침에 괜스레 정리해 써 봅니다
그러나 현실은 과거를 가끔씩 돌아보게 하는 것,
누구나 버리지 못한 그런 습성이 있습니다
귀한 시간 마음 열어 주셔서 깊음 감사를 전 합니다
시인님도 무탈한 일상을 빌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