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14 】정동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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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진
영동선 밤 열차, 혼곤한 눈꺼풀을 열어 새벽을 꺼낸다
어둠을 달려온 기차는 철로의 선잠을 깨워
아슴한 꿈길에 든 한 짐 생을 부리고 오뉘 같이 떠난다
종종걸음으로 흩어지는 낯선 점, 점들
어쩐지 동쪽은 희망이 자진출두 하고 있을 거 같아
이별은 짧게,
바다와 사람 사이 신새벽이 희붐하다
역사로 드나는 바람의 배경엔 나도 없고 너도 있지 않다
이방의 사내가 부르는 백학은 어디쯤 날고 있길래 저 애절을 못 듣는가
중저음 안단테가 소름돋게 낭만적이다
모래시계 초침이 청보리 핀 봄을 소급해 준다
별사리 쏱던 백사장 모닥불 지피던 손가락 약속은 파도가 수거해 간다
말간 소금물로 헹군 첫울음을 토하는 벌거숭이
비린내 나는 미명으로 찬 피를 데운다
삼백육십 개 소망을 해장 라면에 휘저어 공복을 채운다
세속은 잠시 물리고 육신의 지팡이가 환선굴을 조른다
역마살로 곪은 환부는 갯내 질퍽한 장호항 꽃잠으로 도려낸다
가도 가도 구절양장,
몇 마장 돌아 남은 동강, 서쪽에서 울컥, 노을은 붉고
댓글목록
최정신님의 댓글

주말, 느긋하게 동해 바람 함께 시원해졌으면 합니다^^
시엘06님의 댓글

마음에서 정동진이 피어나 넓게 퍼져나갑니다.
바다는 추억을 수거해가고, 보존해주고, 희망도 주고 그렇게 인생과 함께 하네요.
장마 뒤에 후덥지근한 날씨를 단숨에 날리고, 또한 답답한 삶마저 날려 보내는
아름다운 시 한편을 휴일 오후에 맞이합니다.
잘 지내시죠? ^^
더위에 늘 건강하세요.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네...짜증이 날씨 탓 뿐일까요?
속세 곳곳 어느 한 곳 성한데가 안보이니
기성은 낯 둘 곳이 없습니다
소통이 될지 말지 모르겠으나 글 몇 행이나마 동해 시원한 바람으로 맞고 싶습니다
호수공원 숲 바람...시엘님 가슴으로 들었거라. 감살게요? 올 가을에 ㅎ
고현로님의 댓글

신 새벽은 바다와 사람 사이로 희붐한데
사람과 사람 사이는 한밤중에라도 명확해서
작은 실수조차 흠결이 되어 헤어지곤 하나 봅니다.
그래서 복잡한 사람들의 마음은 혼돈스러울 때
곧 잘, 해가 뜨거나 해가 지는 희붐한 곳을 찾아서
반성하나 봅니다.
진정으로 희붐한 곳에서 쓸데없이 명확한 마음을 감추려나 봅니다.
희붐한 마음, 갯내음 이는 축항에서 울컥 울컥 쏟아봅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동해를 고향으로 두었으니 행운은 타고난 사람...
강원도 감자바우도 젠틀한 남자를 배출한다는 증표의 증인
삼척 무릉도원에 들어 용추폭포 매집이라도 맞아 시퍼렇게 멍들고 싶은 날입니다
세류 바람 다 고현로로 모이기 바래요 ㅎ
김태운.님의 댓글

어느 유명시인의 정동진을 능가할 것 같은
희붐한 시향
환부 같은 노을이 생기처럼 참 붉다
감히, 좋습니다
선생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이미지에 시를 붙아다 보면 억지도 나오더군요
시인의 눈매로 보아 주시니 감사해요.
더위 쯤은 시칼로 베어버리실 테울님이십니다.
풀하우스님의 댓글

부처님이 말씀하신 一切法無我를 증명하십니다.
너도 무아 나도 무아 석양도 무아 하늘도 무아 바다도 무아
최샘도 무아 풀하우스도 무아......
모두가 하나도 아니고 둘도 아니고 셋도 아니고...
하나 아닌 것도 아니고 둘 아닌 것도 아니고 셋 아닌 것도 아니고...
생각을 끊고 들어가는 생각 밖의 반야와 같은..
풍경도 아니요
풍경아님도 아닌 그런 풍경...
편안한 시 한 점을 봅니다...
시가 조으면 읽는 독자가 그 시가 된다
시가 편안하면 읽는 독자가 편안하다..
시와 소통하면 시원하고, 불통되면 아프다
문자가 시방세계에 들어가 완전한 연소가 되어 텅 텅 비어서 시원합니다..
최샘,장마철 건강조심 하세요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졸필보다 해석을 무한공감으로 놓아주시니 쥐구멍이라도 ...
풀 하우스....필명을 뵈오니 청보리 봄을 다시 만난거 같습니다
뒤 돌아 보는 시간을 주시니 감사합니다.
늘 강건하세요.
은영숙님의 댓글

최정신님
오랫만에 뵈옵니다 반갑고 반가운 선생님!
마치 선생님곁에 정동진의 아름다운 풍경 속에
서 있는듯 지난날릐 추억을 안고 걸어 보는 착각에 안겨 봅니다
선생님! 감사 드립니다
건안 하시고 행복한 행보 되시옵소서
사랑을 드립니다
선생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은시인 댓글로 정동진의 풍경을 다시 새깁니다
경복궁에서 정 동쪽이라는 지형으로 정동진이라는 지명을 얻었다는 곳
해돋이로는 절경이지요
무거운 더위 가볍게 지내시라 당부 놓습니다.
한드기님의 댓글

정서진인데유... 죄송함므다. ㅎ
부려놓으신 행마다
그냥 절경입니다.
사물의 현상보다 글이, 시가 났다는 걸
이런 경우가 아닌지요.
잘 감상하였습니다.
최고의 정신 시인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드기님은 한데 계시니 안 더우시죠? ㅎ
더위 좀 가시라고 동해 바람을 모셔왔는데
넘치는 치하까지 놓아주시니 덤으로 시원합니다
한시인님 사업 대박 터지길 바랍니다.
무의(無疑)님의 댓글

건강하시지요. 모처럼 인사드립니다.
눈 닫고
입 열어
귀로 듣는 詩
생생하게 듣기 위해
또
날잡아야 겠습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모시인이 그리운 스님을 목놓아 부르더니 귀향하였군요
주저리를 버려야 할텐데...전문가가 못 되니...
서해 번팅은 즐거우셨는죠?
진국...하마터면 쳐들어갈번...날 잡으면 멱살드릴게요.
현탁님의 댓글

속이 시원합니다 구비구비 넘는 바람처럼
샘의 샘솟는 맑음이 전해오는 듯
어디에서 샘물이 솟을까요 기분좋은 하루가 열릴 듯 합니다
감사합니다 샘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날씨가 대단하네요
탁님...석류는 어디로 증발?
외출 후 나눠 먹으려 했더니 벌써 다 먹어 치웠나요?
에궁 아까버라 다시 또 가져올거죠?
잡초인님의 댓글

최정신 시인님과 함께하는
정동진으로 흐르는 매혹적인 한폭에 그림
매력적인 시향에 흠벅 젖어봅니다
오늘도 몹시 더운 하루
통쾌하고 시원한 정동진에서
더위를 날려 보냅니다
감사 합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다행입니다 이렇게 더운 날 동해바람 쐬셨다니...
글은 그저 그렇지만 상징적 바람이라도 나누려고,
목적을 달성했습니다
잡초인님의 꾸준한 시향에 늘 감사합니다.
이종원님의 댓글

열대야가 몰려오는 오늘 내일쯤, 비와 태풍의 흔적을 피해 달려가고픈 정동진을 미리 맛봅니다
한때 모래시계에 취하고 백학에 흔들리는 마음을 싣고 머물렀던, 기찻길 한 가운데 소나무는 해풍에 잘 서있는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이별과 사랑이 모이고 흩어지던 곳, 어찌 저 또한 묶인 실타래가 없겠습니까?
매듭을 풀어주신 그 끝을 붙잡고 감은 눈 속으로 영동선 기차에 몸을 실어봅니다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공짜로 정동진 다녀 오셨으니 왕복 차비에 옛사랑 추억에 묶인 실타래까지 풀었으니
팥빙수 곱배기...택배로 보내요 ㅎㅎ
세상에서 더위가 젤 무서울 이시인 오늘 날씨가 공포지요?
서쪽 바람은 이시인님이 다 모아가시길...
활연님의 댓글

해가 정면으로 와 박히는 포구.
커다란 배가 산허리를 꿰차고 있고, 늘 희망이 치솟는 곳으로 알고 있지만
그 희망은 하루를 견디기 힘들지요.
기억을 올올 엮어 한 폭 아름답게 놓으셨네요.
최정신님의 댓글의 댓글

지금쯤 그 곳은 어스름 땅거미에 파도만 저 혼자 들락날락 백사장에 추파를 던지겠죠?
너무 맞아서 퍼런 멍이 들었다는 동해바닷물...
맞기만 했을까요?
만남과 이별의 사연도 모래알 수만큼 쌓였겠지요
여름은 젊음을 상징하니 더위 쯤은 감수해야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