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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산행길에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남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3건 조회 743회 작성일 16-07-05 11:42

본문

새벽 산행길에서
                         남천/ 정 윤 원

1. 기 다 림

  한밤을 지나온 갈증의
  간절한 기다림은
  맑은 냉수 한 대접

  밤새워 꿈속을 헤매던 생각의
  간절한 기다림은
  입안에 가득한 맑은 공기

  어둠속을 뒤척이던 육신의
  간절한 기다림은
  새벽을 가르는 생명의 용솟음

  이렇게
  기다림들이 모여
  살아 있음을 확인하게 되는
  새벽 산행은
  나의 하루가 열리는 첫 걸음.

2 문을 나서면

  주저함도 거침도 없는
  가벼운 발걸음
  새벽의 산 정상에
  오른다는 설레임을 안고
  마주하게 되는
  세상과의 첫만남

  눈앞으로 달려드는 새벽 풍경과
  새들과의 눈인사는
  마음의 비상을 준비하는
  설레임의 몸짓 
 
  오늘도 새의 깃털처럼
  고요와 평안속에 지내게 될
  이 새벽의 정적은
  같음안에 다름이 깃드는 日常이어라.

3 텃밭을 지나며

  흙을 다듬고 있는 이의
  경건한 뒷모습에
  멈춰서는 발길
  굽어진 세월의 허리가 아리다

  정결한 손에 쥐어진 호미와
  채소들의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도
  새들의 나랫짓 따라 날아오르네

  이슬에 젖어 더 빛나는
  손의 숭고함이여.

4 향기가 나는 집
 
  행인의 작은 휴식을 배려한
  녹색의 집

  大小事가 급한 사람들이
  마음놓고 들릴 수 있는 곳

  다가서면
  물안개가 피어오르듯
  흐르는 선율

  정결함을 넘어
  꽃향기 가득한 곳
  앙징맞은 반가움이 기다리고 있는
  작은 울림의 공간이여.

5 계단을 오르며

  산 정상을 향해서
  위로 더 위로
  올라가야만 하는 계단길

  가파른 계단은 가파른 대로
  평탄한 계단은 평탄한 대로
  차곡 차곡 밟고 나가야하는 오르막길

  호흡은 거칠어 져도
  심장이 열기를 내뿜을 때마다
  육신에 솟아나는 젊은 열정
  이것은
  실로 나를 지탱해온
  내 생애의 뿌리다.

6 정상에 서서

  가파른 마지막 계단을 올라서면
  반겨주는 먼저 온 이웃들의 눈빛
  말없이 인사를 나누고
  가쁜 숨을 내쉬노라면
  어깨를 두드려주는
  산의 정기
 
  감사와 용서 그리고 화해의 기원을 바치고
  하루를 살은듯이 살리라는 각오를 다지는 순간
  드러나는 동쪽하늘의
  은은한 광채여.

  오늘 하루도
  새로 축복을 받은
  소중하고도 소중한 날이어라
  이 새벽의 산행으로...
    




추천0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profile_image 추영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저는 시력이 별로 안 좋아 등산이나 산행을
멀리한지가 언제인지 기억에도 없습니다.
산을 오르면서 느끼는 감정 각오들이
밋밋하게 풍겨 옵니다.

마치 스스로 산에 오른듯 상쾌함을 느끼며
남천님의 하루 하루가 값진 삶이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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