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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일장 이야기 -기분 더럽게 좋은 날 -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시그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725회 작성일 16-07-06 07:32

본문

               오일장 이야기

         - 기분 더럽게 좋은 날-

 

   간밤에 똥통에 빠지는 꿈을

 

   돼지띠인 아내는 뭐든 닥치는 대로

   양띠인 나는 풀 뜯기를 좋아한다

   아내가 우리집 빈 냉장고는 전기만 잡아먹는다고

   찍어 먹을 것이 없다고

   조목조목 목록 쪼가리 한 장 내밀며

   "다른 곳으로 새지 말고." 당부에 당부

 

   건어물전, 잔멸치 한 봉다리 장바구니 떨렁!

   어물전, 고등어 한손 장바구니 풍덩!

   채소전 건너뛰고 돼지골목

   생판 모르는 이 혼자서 낮술 먹기가 뭐하다며

   듣기 싫은 푸짐한 정치판 안주에다 소주 한잔 꼴깍!

 

   장맛비 추적추적 시장골목

   주워 담을 이야기꺼리 없나 하고

 

   젊지도 늙지도 중간쯤 아지매

   우산도 없이 양손 무거운 보따리

 

   그냥 지나칠 내가 아니지, '한 보따리 더럽게 무겁네!'

 

   우산 받쳐주고 주차장까지

   고맙다며 커피라도 함께.....

   아싸!

   말로는 괜찮습니다 속으로는 관두지 마시지!

 

   고자질 잘하기로 소문난 이웃집 아지매

   못 본 체 모르는체

   부채살 손가락 사이로 두 눈이 나와 있다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  개꿈은 아니었다

   오뉴월 우리 집 마당에 우박이 내렸다.

  

추천0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ㅎㅎ, 그 정도는 꿈이 아닌 현실이면 좋겠다싶습니다
거꾸로 우박이 내린 건 차라리 꿈이면 시원하겠고...

역시 오일장의 대가답습니다
잘 계시지요?

시그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시그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테우리님!!

이웃집 아지매 고자질 땜새
기분 더럽게 좋은 날이 되었지요....!

건강하시고 별고 없지요?

香湖님의 댓글

profile_image 香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박 가지고는 안되는데
나는 외박하라고
가방 싸 대문간에 내 놓을 끼다
도장 찍은 이혼서류 덤으로 얹어ㅎㅎ
올만에 웃었습니다
장사가 쏠쏠 하지 않지요?
여름이라 농약외에는, 좀 있으면 김장 채소 씨앗 찾을 때가 되었네요

시그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시그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향호님!!

다시 축하 드립니다
흰머리 더 늘어나지 않으셨는지....?
문자편지까지 주시고  너무 고마울 따름입니다
가을걷이 끝내고 한번......!

항상 건강하시고, 감사합니다.....형님!!

은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시그린님
너무 오랫만에 뵈옵니다 반갑고 반갑습니다
비 피해는 없으신지요?
오일장 소식 궁굼 했습니다
 즐거운 시 한편 잘 감상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밤 되시옵소서
시그린 시인님!

시그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시그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은영숙님!!

그동안 잘 지내셨는지요
한창 농번기라 조금 분주합니다
자주 찾아 뵙지 못해 송구스럽습니다
장맛비 한 줄기 지나간 뒤 파란 하늘이 보입니다

항상 건강 챙기시고,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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