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4] 섬의 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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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의 전설 / 테우리
애초부터 하늘바라기에 열중하는 지구의 의중은,
당신도 하늘의 해와 달과 별을 닮은 자식을 거느리고 싶었기 때문이리라
이를테면,
낮을 지배하는 자 그의 아들일 것이요
밤을 지배하는 자 그의 딸일 것이니
만약,
대륙의 어미 품에 안긴 동방의 아들이 한반도라고 가정한다면 오직 하나뿐인 그 자릴 노린 오랑캐들
침략이 득실거렸을 터
그건 역사가 증명하고도 남는 사실이니
그렇듯,
지구가 해를 닮은 아들을 점지했다면 다음은 달을 닮은 딸이 필요했겠지
내친김에 그 모습이 비친 시커먼 바다로 뛰어들었겠지
해녀가 물질하듯 더 멀리, 자맥질하듯 더 깊이
마침내,
태평양으로 들어서는 길목에서 산통을 겪다 특별한 딸을 낳았겠지
달처럼 탐이 난 탐라를, 한가로이 둥실 뜬 한라를
행여, 궁금하거든 섬 구석구석을 눈여겨보라
동녘 다랑쉬오름이며 서녘 새별오름이며
돌로 변한 달의 섬을 두루두루 훑어보라
그 자취들이 수두룩할 터이니
그 비밀의 여의주를 문 용두암의 야경을 헤집고 옛 일주도로를 따라 달이 뜨는 서쪽으로 향하면, 문득
밤의 생각이 낳은 먹돌새기며, 어르고 달래는 산파 같은 파도의 돌봄에 동글동글 구르는 알작지며, 중천
에 걸린 달을 보며 향수를 떠올리던 월대月臺며, 지는 달에 절절 애간장을 끓이던 애월涯月이며...
이곳이 그래서 여신女神들 세상이었을까
이후에도 줄곧,
지구는 하늘을 품고 밤바다를 헤맸겠지
작은 딸들을 뭇별처럼 낳았을 테지
어쩜, 이게 바로 다도해의 내력
소설 같은 전설일까
댓글목록
추영탑님의 댓글

지구가 품고 있던 달이 비금으로 날아가다가
산통 없이 탯줄을 끊은 것이 탐라 아니었을까요?
그러고 보면, 한라산에 머리를 걸치고 드러누우면 그 다리가 성산 일출봉에 척 걸친다는,
그 하초가 얼마나 넓고 깊던지 물고기를 아홉 섬인가, 얼만가를 가둔다는
제주 할망(이름을 잊었습니다)이 숱하게 생산해 놓은 것들이 다도해의 섬들이었을 게고요.
섬의 전설은 우연찮게 모두 제주도로
그 머리를 두르게 되는가 봅니다.
이야기 같은 전설, 전설 같은 이야기에 빠졌다 나갑니다. 태우리 시인님 감사합니다. ^^
김태운.님의 댓글

설문대할망의 전설을 아시는군요
제주도를 설계한...
아마도 그녀가 하는과 땅의 첫 딸인 듯싶습니다. ㅎㅎ
관심, 감사합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다도해의 섬의 분포는 전라남도 진도를 중심으로 하는
서남 해안이나 대체로 남해와 서해남부의 도서 지방을 포함하는 곳으로
이곳을 다도해라 일컫는다.
이 다도해에는 1,891개(유인도 402개 포함) 개의 크고 작은 섬들이 흩어져 있다.
휴!!!!
김태운 시인님 덕분에 제주도 및
다도해의 전설 감칠 맛 나게 구경하고 공부 하고 갑니다
감사 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다도해의 섬들이 별의 수만큼은 아니지만 어쩜 크고 작은 별들 같다는 생각에서 억지로 끼워넣은 것이지요
전설이 그렇듯 시라는 것도 때론 엉뚱하기도 하고 얼토당토 않다는 생각입니다
함께 거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글을 읽어 볼때마다 새로운 지식을 얻습니다
심혈을 기우려 쓴 작품을 뭐라 평하기도 어려운,
늘 조심스럽게 왔다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지식이라기엔 당치않은 말씀입니다
소설처럼 꾸며낸 이야기
사실 시라 우기기도 그렇군요
아무튼 감사합니다
쇠스랑님의 댓글

정말, 태운시인님 덕분에
제주도의 전설을 골고루
알게 되어 고맙습니다
감상 잘하고 갑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소설 같은 전설이라 뒤늦게 밝혓습니다
엉터리란 소리 들을까 봐,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