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12, 배추에 간을 했더니 /추영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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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12, 배추에 간을 했더니 /秋影塔
절반은 세상을 버리고 절반은 세상에 잠겼다
물기를 내주고 염분을 빨아들이면 세상이
공평해지는 것일까?
무가내하로 쳐들어오는 저 광기의 염기
간을 모르다 간들었으니 몸이 아픈가?
시들시들해진 삭신은 뼈를 발라낸 살덩어리
그 밑바닥에 남은 것은 아마도 고귀한
잠언 한 마디겠지
“아! 짜다!, 나, 이제야 세상을 알았노라!”
는 한 마디는 남기고 싶었을 것이다
고향을 버리고 사랑을 버리고 친구를 버리고
이제 하늘까지 버리고 마지막 가는 길,
다시 한 마디쯤은 더 남길 것 같다
“세상은 깊고 짜고 맵고 서럽다!” 이 말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소금에 절인 것 같은 세상
그 간이 다 빠지면 영혼으로 사라지겟지요
짠 세상은 역시 이승인 셈이고
저승은 대신 싱겁겠다싶네요
ㅎㅎ, 우스갯소립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이승이 짠 것만은 사실일 게고,
저승은 가 봐야 알 것 같습니다. 갔다온 사람이 없으니 백문이 불여일견이어서요.
배추는 죽어서도 여기 있으니 혹 알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쉽네요~~
배추도 잘 모르겠다는 전언입니다. ㅎㅎ
감사합니다. 태우리 시인님! ^^
두무지님의 댓글

배추의 한 생이 리얼하게 펼쳐 집니다
절반은 이승을 버리고 다음 세상에 잠겼다
본연의 물기를 버리고, 염분을 빨아들여
사람들의 입맛을 돋우려 함이겠지요
삭신을 죽여가며 마지막 봉사를
값진 생애라면 어떨까요.
심오한 글 앞에 머물다 갑니다.
감사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사람도 의지와는 전혀 딴판으로 생이 전개되는데,
배추야 사람의 마음먹기에 따라 생이 결정되니 어쩌겠습니까?
김치가 배추의 생의 절정이라면, 가격을 맞추지 못해 갈아엎는 배추들은 슬픔이랄까, 기쁨이랄까? 세상만사, 만물에 개입하는 사람들의
욕심이 여기에도 있지요. 역시 세상은 깊고
짜고 맵고, 서럽습니다. ㅎㅎ
쇠스랑님의 댓글

배추의 생이 인생과
같다는 생각
리얼한 묘사의 기법이 조슴미더
머물다 갑니다
감사 합니다.
추영탑님의 댓글의 댓글

배추의 생은 어쩌면 여인들의 생과
같지 않을까요?
남자 잘 만나면 호강하고, 아무리 이쁘고
잘 났어도 남자 잘못 만나면, 고생하고...
배추도 부잣집에서 김치로 담가지면 좋은
김치 냉장고에 속으로 들어가고
냉장고도 없는
집에서 담가지면 금방 시어빠지고.... ㅎㅎ
너무 비약적인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