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 8] 일탈을 꿈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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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탈을 꿈꾸다 / 채정화
가끔, 난 일탈을 꿈꾼다
익숙하고 손때 묻은 모든 것에서 떠나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알고 지낸 듯
다소 호들갑스럽게 인사하고 싶다
낯선 곳이어도 전혀 낯설지 않은 척
그곳 원주민처럼 힘차게 팔을 내저으며
풋풋한 허기와 처음인 듯 느껴보는 포만감에
시치미 뚝 떼고 슬며시 한 계절쯤 섞여 살고 싶다
허공에 원을 그리며 날아가는 물까치떼
흔들려서 아름다운 노오란 기생초 꽃 풍경을 따라
바람처럼 물처럼 흐르고 싶다
익명의 섬처럼 웅크리고 있던 아픈 기억들
하얗게 비벼 끈 후에야
먼 하늘 희미한 별빛에도 난 걸을 수 있다고
눈부시게 환했던 날들을 호명하며
첫 페이지 첫 줄부터 서두르지 않고
매 순간을 영원처럼 기록해두고 싶다.
댓글목록
그대로조아님의 댓글

익숙하고 손때 묻은 모든 것에서 떠나
일면식 없는 사람들에게
오랜 시간 알고 지낸 듯
다소 호들갑스럽게 인사하고 싶다
바람처럼 물처럼 흐르고 싶다
눈부시게 환했던 날들을 호명하며
첫 페이지 첫 줄부터 서두르지 않고
순간을 영원처럼 써내려가고 싶다./
ㅎ 일탈하기가 그리 쉽지가 않습지요...
그래도 일탈을 꿈 꿀 수 있다는 것은
아직 내면에 청춘이 꿈틀거린다는 증거
창작시방에 이벤트가 있어야만
가물에 콩 나듯 찾아오시는 시인님
참으로 귀한 걸음 하셨습니다.
반가움에 잠시 머물다가 갑니다.
여름철 건안, 행복하시길 바라면서....^^*
하늘은쪽빛님의 댓글의 댓글

네, 어찌하다보니 이렇게 드문드문 오게되네요
부족한 졸시에 늘 격려의 말씀 놓고가심..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건안하시고요.^^
안희선님의 댓글

저는 가끔이 아니라, 늘 일탈을 꿈꾸고 있다는.. (웃음)
생각하면, 가시적(可視的)인 현실만이
진정한 현실이라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요
(시를 쓰는 사람에겐 不可視的인 꿈(소망)이 보다 더 직접적인 생생한 시적 현실일 수도 있기에)
그래서 실상, 일탈이야말로 내 의식 안에 자리잡아 진실로 나를 사로잡고
내 관심의 대부분을 점령해 버리기도 하지요
특히, 미래라는 의미의 장차 다가올 시간은..(그 불투명한 막막한 시간을 생각하자면)
그래서 일탈의 念은 현실, 가시적인 현실에서 더더욱 멀어지는지도
- 그래서 세상사람들은 "저렇게 해서 어찌 이 각박하고 험한 세상을 살까?" 하며 걱정도 하고
아무튼, 나에게 주어진 현실은 대체로 달갑지 않은 대상
(지금껏, 살아온 바에 의하면 99%가 그러하죠)
그래서, 암담한 현실은 그것이 암담할수록 시를 쓰게 하는 기제(機制)가 되는지도 모르겠어요
사실, 모든 면에서 행복하고 흡족한 者라면 (人生이 더 이상 이렇게 즐거울 수는 없어! 하면서)
먹고 놀고 즐기는데 바빠서 시를 쓸 시간이나 있겠는지요
공감을 표하며, 귀한 시에 머물다 갑니다
늘 건강하시고 (그니깐, 아프지 마시고) 건필하시길요
貞和 시인님,
하늘은쪽빛님의 댓글의 댓글

정말, 그래요 현실에서 탈출하고 싶을 때, 많다는..
이 땅위에 발을 딛고 산다는 건 물 위의 집 같은,이렇게나마 일탈을 시도해 본다는요
가시적인 현실만이 진정한 현실이라 할 수 없다는 말씀에..끄덕요..
꿈이 더 강한 현실로 자리 잡기도 하기에요
오랜만에 시를 접한다는 거 것두 용기가 필요하네요..일종의 모험(?)이라는..(웃음)
또 입원을 하셔야 한다니, 여러모로 불편하실 거 같으네요
각별히 신경 쓰셔서 속히 회복이 되어지시길 바라는 마음요..
부족한 졸시에, 귀한말씀..진심 감사해요..^^
노정혜님의 댓글

곱고 좋은 시 향에 머물다가 갑니다 감사합니다 향 필하소서
하늘은쪽빛님의 댓글의 댓글

네, 귀한말씀으로 다녀가심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