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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잠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09회 작성일 16-06-27 11:39

본문

꽃잠

 

 

k 아파트 신축 공사장 간이역 같은 휴게실

청라도 실바람과 세어도 높새바람이 뒤엉켜

맞담배질을 하고 있다

 

일당은 매한가지였으므로 컨테이너, 칸칸이

프라스틱 도시락을 비스켓처럼 까먹은 인부들이

저마다 은빛 꿈을 꾸며 섶 위 누에처럼 자고 있다

 

폭염을 지탱하는 철근보다 단단한 잠

꽃잎 피기도 전에 사그라져버릴

저 오그라든 잠

 

구멍 숭숭 난 구식기관총을 멍에처럼 짊어지고

한 사나흘 행군해본 사람은 안다

털푸덕 개망초 흐드러진 논둑 군장에 기대어

실크빛 잠을 자던

들꽃보다 환한 어머니와 조우하고

복사꽃 돌담 너머 갈래머리 소녀 기웃거리던

10분간 휴식이 한나절보다 길었던

 

호각소리에 잠을 갉아먹던 인부들이

후드득 잠을 털어내고 있다.

바닥에 구멍 난 뽕잎들이

누에똥처럼 수북하다

추천0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profile_image 김태운.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꽃잠에서 누에잠을 연상케하는 싯귀입니다
또 하나 실크빛 잠...

개망초 들꽃과 복사꽃 같은 소녀...
그 잠에서 깨어나는 순간
구멍 뚫린 현실인가요?

아무튼 어머님에 대한
아들의 애착인 듯싶네요

ㅎㅎ, 어렵네요
그 깊은 뜻

김선근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김선근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근무처 옆  아파트 신축 공사장엔
폭염 아래 잡부들이 일을 하고 있지요 가끔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도 보이지요 점심을 먹고 나면 부리나케
그늘을 찾아 잠을 청합니다
잠시 피곤을 접고 그 짧고 달콤한 잠
마치 누에가 잠을 자는 것 같았지요
폭염에 잘 지내시지요
끊임없이 시를 생산하시는 시력에 놀랍기만 합니다 
테우리 갑장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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