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의 역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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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沈의 역류 / 테울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는다’
익숙한 속담이 야속한 거담처럼 읽히는
사선의 체본이다
연초와 천생연분인 연씨
흐느적거리는 새벽을 무너뜨리며 칵칵거리고 있다
밤새 떡이 되지 못한 곤죽을 내뱉고 있다
필시 불린 나잇살 탓이라 중얼거리며
머잖아 출구가 꽉 막힐 것 같은 沈
그 하수조차 잠수를 타버리는
침잠의 내력을 훑고 있다
개소문 같은 수소문으로
쭉쭉 솟구치던 샘
그때가 봄이었다면
철철 넘치던 강
그때가 여름이라면
질질 새는 지금은
가을인 셈이라며
주변은 한창 여름인 지금이 그에겐
숨이 턱턱 가로막히는
겨울의 문턱이라며
종일 컥컥
가래로 막힌 것, 가뜩이나
떡일 것 같은 조바심
호미로 뚫고 있다
죽이 되도록
아니, 침의 습성으로
피가 나도록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생각의 깊이를 느끼게 합니다
침이 역류하는 현상,
함부로 넘볼 수 없는 내용을 글로 쓰기도 두렵습니다
깊이 공감하며 좋은 뜻을 새기고 갑니다
건필을 빕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깊이라야 고작 침의 생각일 뿐입니다
가래로 내뱉은...
가래떡을 먹다가 죽은 어느 노인의 생각도 곁들이며...
감사합니다
라라리베님의 댓글

쭉쭉 솟구치던 샘
철철 넘치던 강
호미로 뚫고 있다
항상 같이 사는 침에 새로운 의미를 불어 넣어 주는 시
시심의 깊이에 머물렀다 갑니다
김태운 시인님
편안한 주말 보내십시요^^~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너무 깊어버리면 그것이 곧 침잠이지요
아무에게도 읽힐 수 없는...
좀 뚫어놔야 살짝 숨이라고 고르지요
배꼽 위로 그 알로(아래로)
꽉 막힌 글에
감사합니다
김 인수님의 댓글

그렇치요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못막을수가 있습니다
나이들다 보면
왜 그렇게 안되는 것이 많고 왜그리 막히는 것도 많은지 어느 시절 생각만 해도 철철 넘치던 날들
어느 벽 하나 앞에서 침하나도 인공으로 주입하는
발상의 아름다움 읽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더워서 그런지 요즘따라 자꾸 새벽이 무너지는군요
체질상 잠이라도 푹 자야하는데....
연거푸 시들시들한 일상입니다
무시무시한 침이라도 맞아야할 것 같은
생각, 침울의 증상일까요?
ㅎㅎ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