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수수 껍질을 벗기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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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수수 껍질을 벗기며
15층 아파트에 배달된 옥수수 자루에서
강원도 어느 골짜기 푸른빛 안개꽃이 핀다
쏱아 낸 옥수수 하나하나마다
모진 가뭄 이겨낸 땀방울이 송글고
푸른 옷 하나 둘 거둬낼 때마다
구릉의 산 빛 인양
녹색빛 겹겹이 처연하게 곱다
마지막 껍질속에 감추어진 진주빛 보석들
그 빽빽한 알알이 견고한 양심으로 희고 견고하다
나 하늘로 돌아가는 날
생의 양심의 옷 한겹 두겹 벗고 벌거숭이 될 때
저 영롱한 순수의 빛 드러낼수 있을까
속내에 스미는 이 큰 두려움은 어디서 오는걸까
댓글목록
김 인수님의 댓글

옥수수 한자루 베끼면서
깊은 심상을 여신 고운 시편에 머믈다갑니다
체력이 받처주지 못해 여름에는 시를 놓고 지냄니다
가을쯤에나
집중해야 하겠습니다
지금은 옛글이거나 급조해서 쓴 글 하나씩 가끔 올리고 있습니다
옥수수 껍질을 베끼며
시인님만의 아름다운 문장을 수놓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