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8> 청소를 하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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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를 하다가/
온라인 이웃의 기침소리를 살피고
간만에 잡히는 책을 한 시간은 읽은 듯하다
악기를 꺼내 지금까지 만지작
청소기를 돌리다 던져놓고 자판 위에 손을 얹었다
내 섬엔 노크하는 사람이 없다
일찍부터 반가워하지 않은 속칭 인간애라는 것을 터득한 듯
불쑥불쑥 찾아온다
섬은 홀로 바다에 떠있다, 오래전부터
어머니가 섬에 오셨을 때
흐릿한 기억 저 너머 친구가 보고 싶다 하시기에
모셔다 드리려 전화 드렸다
바쁘단다
각기 제자리에서 살다 그냥 가자로 해석을 했다
못내 한 번 더 해보라며 채근하는 어머니
나도 그 섬에 당도한 것인가
첫사랑도, 보고 싶은 친구도 없다
그저, 일상적 풍광에 머물러 있다
시력이 민첩하지 않는 몇 마디에 손가락이 삐질삐질
한 생을 사는데 시간 낭비인가 싶다가도
뾰족한 무엇이 없으니
어쩌면 시간을 그저 청소하는 것은 아닌가 싶다가도
요즘 전시 준비로 바쁘다는 옆지기
그 사람의 속이 궁금해진다 마치
처음 만난 날, 그 다음 날 아침처럼
댓글목록
오영록님의 댓글

어쩌면 그 낯선 섬을 늘 새로이 접하는 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