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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초보운전대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56회 작성일 17-07-12 11:36

본문

 

구름백마

 

 

백마 떼가 달려가고 있다

하늘에는 구름먼지들이 하얗게 일어난다

이따금 들려오는 헛발질한 말울음소리가 들릴 때

베란다를 열면 방안으로 뛰어들어온다

구름열매 한 박스 놓고 간 자리에는

서늘한 여름 그림자가 웅크리고 있었다.

저 하늘 초원에는 몽골족의 어느 남정네가 말 타고 있다

구름 풀잎이 가는 데로 방향을 놓은 흔적들

지나온 길보다 더 맑게 두둥실 달려간다.

마귀로서 한생을 마감했던 고조할아버지의 소리였던가.

구름 속에 빗금 친 문장들이 슬며시 기록되고

습기로 이룩한 왕국에 새로운 만남이

우리에게 연결되기 시작한다.

이미 등 돌린 바람의 끝에는 분명 백마들이 뒤따라오는데

그중 한 마리가 마지막 유언같은 울음소리 남기며

떠나가는 자신의 모습 보아달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말발굽 아래에는 뿔로 무장한 인간 소떼들이 달려오는데

백마들은 고운 숨결로 달려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구름 한 뭉테가 뚝 뜯어 비를 만들기 시작했다

백마들이 살고 있는 저 높은 곳을 염탐하고 싶어서

몰캉몰캉한 갈퀴가 내 마음 속까지 휘날닐 때 까지

나는 눈을 열어두고

백마가 가는 길을 보고 있다

  *마귀*_ 말을 잘타서 마귀라 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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