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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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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광나루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1건 조회 752회 작성일 16-05-17 11:44

본문

내 자리에서/광나루

 

흙이 되어 내 돌아갈 자리에 앉아 보았다

양 옆 작은 산 사이로 저 멀리 서해바다가 내려다보인다

바닷가에 살면서 조개도 줍고 고동도 잡으면서

꼭두각시 춤추듯 장단도 잘 맞추는 게들의 무희도 보면서

모래밭도 거닐고 미역도 감으면서 그렇게 살고 싶었는데

넋이나마 소원을 이룰 날이 눈앞에 있음을 본다

 

사람들은 백세시대라고 말하지만

모진 물것들과

자고 나면 거꾸로 달리는 길 위에

너부러져 쌓여가는 쓰레기더미들

춤추는 증오와 배신의 덫들

백세의 정수리 때리고

혼자서는 갈 수 없는 삶의 길이기에

보아야 하기에

두려운 백세시대기에

그래도 갈 수 밖에 없는 길이기에

내 자리

영원한 내 자리

새록새록 정이 깊어지고

 

보송한 잔디 나를 안아 뉘어주면서

찾아 올 그 날의 자세를 보이라 한다

눈을 감고 손은 가슴에

발을 포개고 그리고 숨을 멈춘다

어두움 속에 치욕의 그림자 스치고

술 취한 영혼 절룩거리는 것을

꽃가루 뿌려지는 그 날보다

놓아버린 넋의 흔들림이 가슴을 조여 온다

 

빌어 본들 무슨 소용 있으리

무심한 깨어진 그릇

아직 숨 쉬는 내가 부끄러워

그래도 내 자리 있어

오래도록 두 손 모아

넋이나마 나로 인해 힘들었던

모든 가슴 어루만지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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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profile_image 노정혜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두손 모아 넋이나마 나로 인해 힘들었던 모든 가슴 어루 만지고 싶다
좋은시에 미물다가 행복 안고  갑니다 향 필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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