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의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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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의 강
다 왔어.
물소리 잦아들고 갯냄새가 물씬 한 걸 보니.
길고 오랜 여행이었다. 근 백년,
이젠 멈출 때도 되었지.
또렷하던 굽이굽이가 희미해져.
어찌 흐르기만 했겠나.
하늘이 쥐락펴락하는 날씨도 어디 한결 같던가
비 오는 날 있으면 볕이 고운 날도 있듯이
내 강도 그러하였지.
폭포처럼 아우성치던 ,
소(沼)에 모여 수다 떨며 깔깔 거리던,
가슴열고 웃던, 그 웃음, 가슴 밭에 묻었지.
싹 나고 꽃 피더만, 저승꽃, 그거 슬픈 것 아냐,
내 행복이었던 게야.
가슴 치던, 그 화, 가슴 곳간에 차곡차곡 쟁여뒀지.
몇 날 거울 안 본 새, 주름살, 하나 둘 그렇게.
물살이 여려지네.
쉬엄쉬엄 가라는 뜻인가?
주저앉아 몇 며칠, 왜가리 하고 놀고,
가창오리 군무도 보고, 갈대의 시와 노래도 듣고,
잉어 붕어랑 용궁구경도 가고, 그러다
하구언 수문 열리는 날,
가는 거여, 나 하나 없는 듯 묻어서.
저 너머, 바다가 되는 거지.
나는 바다가 좋아.
바다로 가 고래랑 놀 거야.
이보게! 나 가네.
어머니가 눕는다.
댓글목록
香湖님의 댓글

이미지 때 못 올린 글 이제사 올립니다
양해를 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참 잘했습니다
효심에 칭찬 도장 꾹!
香湖님의 댓글의 댓글

효심은 뭔 얼어죽을
사람 맘은 다 똑같은 거지
이젠 그 강 언저리에서 흐르던 내가 흘러 가야지
바다로 바다로
최승화님의 댓글

몇 대목 겹치는 부분만 다른 것으로 대체하면 참 좋습니다.
香湖님의 댓글

아우님, 관심 고마워요
너무 긴 것 같아서 몇 행 날리고
줄이고 했는데 그래도 길어보이네
잘 지내시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