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화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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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화상 / 테우리
돌고 도는 물레방아는 마침내 사이비화가가 되어버린 어느 가수의 화상이다
들통난 사기도박 화투짝 같은 세월의 표정이다
흑묘백묘들이 얼룩진 실타래처럼 뒤엉키고 있다. 하루에도 수차례 흑심을 품고 쓰다듬던 정상이다. 성질이 왈칵하면 터지던 화산이다. 밋밋했던 자존의 자락을 타고 내려온다. 수시로 오르내린 근심거리 고랑 이랑의 흔적들, 마치 맨손으로 쟁기질한 풍파의 자갈밭이다. 좌측엔 누렇게 뜬 청룡의 눈빛, 우측엔 흐릿한 백호의 눈빛, 언제부턴가 우이독경이며 마이동풍은 그 주변머리 동문서답이다. 허구한 날 중심에서 킁킁 건방을 떨던 저 오름은 내 무덤처럼 비치고 그 아래 혈색을 품은 늪이 분화구처럼 자리했다. 예전엔 하트 같은 붉은 꽃도 자주 피웠다지만 요즘은 열리는 족족 잦은 말썽과 구린 냄새만 피운다. 그렇다고 억지로 다물면 다물수록 더욱 밉상이다
아! 지금이라도 살짝 덧칠하면 좀 나아질까
한평생 공들인 저 그림 내다팔면 몇 푼이나 받을까
여의찮으면 사이버화가에게라도 맡길까
십팔 일팔로 일그러진 오월의 오늘
이 일그러진 초상을,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타짜의 그림 / 테우리
정월에 비친 학의 자태가 솔가지에 가렸다
매화가 피자 소식 줄 임도 어디론가 숨어버리고
웬걸 사쿠라의 꼽사리다. 이왕 꽃이라면 왕벚으로 바꾸자
흑싸리가 수상하다 사이비 냄새가 난다
난데없는 난초가 치렁치렁 오지랖을 키운다
붉게 화장한 모란이 장미처럼 유혹한다
돼지 같은 심보 홍싸리 저도 붉다며 끼워달랜다
팔공산에 둥실 대보름이 뜬다
달빛에 취한 국화들 화개장터로 모이고
함께 취한 단풍들 소풍놀이다
실컷 배불린 오동의 배설이 푸지다
더러운 세상, 겨울비 싹쓸이다
딜라일라 딜라일라
캔버스 여백에 회심의 장땡을 그린다
달에 그려진 계수나무를 지운다
그 자리에 사쿠라를 그린다
삼팔 광땡이다
쇠스랑님의 댓글

시인님, 전 팍 사그러진
이팔 꽝인뎁쇼 ㅎㅎㅎ
덧칠 하지 마이소
자연 그대로가 좋습니더
장중한 글에 빛비랜 세월의
은빛이 반짝거려서 잘 놀다 갑니데이
김태운.님의 댓글

어제 뉴스를 보고 주물럭거린 심상의 자화상이랍니다
덧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세상
실제로도 성형이 당연 시 성행하는 요즘이지요
베껴 쓰고 대신 그리고, 그것도 우기면 그만이고
나라 모양도 우기는지 웃기는지
죄없는 백성들만 울고 싶은 심정이지요
감사합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이팔 망통 자화상이네요.
누구나 그 탐욕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서
말이죠..~~현덕이도 결국은 그렇게 가고~~
김태운.님의 댓글

왜? 이팔입니끼
못지 않은 삼칠도 있지요
거기서 골라 삼팔이면 좀 낳겟지요
왜? 현덕인 거들먹거립니까
조씨가 비쳣나요?
ㅎㅎ
두무지님의 댓글

아! 성질이 왈칵하고 터진 화산이네요.
너무 사건 개요가 조명 되듯한 글
역시 많은 노력속에 이루어진 작품으로
박수를 보냅니다.
잘 보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ㅎㅎ, 감사합니다
매번 잊지 않고 찾아주셔서
행복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