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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2 ] 잃어버린 것들에 대하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6건 조회 715회 작성일 16-05-12 20:05

본문

 

 

잃어버린 것들에 대하여

    

 

 

어제는 지하철에 우산을 놓고 내렸습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 키작은 팬지꽃의 눈물을 외면하였습니다

마트에서 장을 보다가 필요한 물품 목록을 적어둔 수첩을 분실하였고,

오늘은 친구와 밥을 먹다가 허기를 채우자

그만 친구를 두고 와버렸습니다

내가 그들의 존재를 잠시 잊고 있을 때

그들은 내게서 멀어지며 어떤 상실감에 사로잡혀 있었을까요

베란다에 나가 밤하늘을 보니

별들은 모두 사라져버렸고

달도 뜨지 않은

외롭고 허전한 밤입니다

어제까지 밝은 빛을 뿌리던 길 건너 교회 첨탑의 십자가마저 빛을 잃고 어둠에 휩싸여 있습니다

이 순간 갈 곳 없는 어린 양들은 또 얼마나 긴긴 밤을 헤매게 될까요

신이시여, 저는 스물 다섯 살 무렵 서울역에서

당신을 놓쳐버렸습니다

저를 불쌍히 여겨주소서!

아직 돌아가지 못하는 저의 주인은 여전히 당신인가요 당신마저 나를 버리셨나요?

내게서 떠난 것들은 어디에 가야 찾을 수 있나요

분실물 센터에 가면 그곳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아니면 미아처럼 떠돌고 있을까요

혹시 나도 영원히 사라질 그 순간을 위해 시간을 잃고 있지 않나요

점점 소멸해 가는 나를 붙잡고

꺼져가는 촛불처럼 홀로 눈을 감고 앉아있습니다

어느 먼 은하로부터 불어왔는지 모를 바람이 스쳐가는 인연에 대해 가만히 속삭이다

어디론가 흩어집니다

눈꺼풀을 천천히 들어올리니

찻잔 속에서 고요히 빛나는 별들과 초승달!

내가 잃어버린 시간을 넘어 누군가는 간혹 날 다시 찾아오기도 하나봅니다

 

추천0

댓글목록

해돋이1님의 댓글

profile_image 해돋이1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아요 조아요 끝내줍니다
시도 좋고 노래도 좋고
시가 참 맑고 좋다 좋아요 맑음 마음에서 품어내는 별빛들
요즘 뭐 어찌 된겨 아닌가요
밑에 또 있네요..
거미줄같이 줄줄줄 막나옵니다요..

조경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ㅋㅋ쑥스~
이글은 밥먹다 생각나서 쭉쭉 써봤고요
아랫글은 얼마 전 써놓은 거 조금 퇴고한거야요
요즘 듣는 음악이라 한번 올려봤습니당
풀하우스님 평안한 밤 되십시오^^

은영숙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은영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조경희님
안녕 하십니까? 반가운 선생님!
잃어버린 것들에 대하여//
많은 생각 속에서 머물다 가옵니다
해 시인님 말슴대로 끝내 줍니다
감사 합니다
건안 하시고 고운 밤 되시옵소서
선생님!^^

조경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잘 지내시죠
졸시에 과찬이십니다
은영숙 시인님, 시마을에서 즐거운 시간 되시고
행복한 하루 만나십시오^^

그믐밤님의 댓글

profile_image 그믐밤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우리는 다들 무엇인가의 끝에 서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마지막 순간처럼 절박하게 살아가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손아귀에  꽉 잡고 있었던 것 같은 데 모래처럼 빠져나간 것들이 그리워지는군요.

고맙습니다. 건승하세요~

조경희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아공 그믐밤님께서 다녀가셨네요
좋은 시 읽으며 잘 배우고 있답니다
아름다운 오월에 그믐밤 님께서도 건승하시고
오늘도 즐거운 시간 꽉 채우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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