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이 좋아 나비가 된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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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이 좋아 나비가 된 남자 / 테우리
행색이 벌레처럼 물컹하던 이 남자 글쎄 어디가 멋졌을까
지난날 오체투지의 형편은 영락없는 수도승이었는데
그의 내면에 잠재적 초월이 꿈틀거리고 있던 걸까
눈만 뜨면 고샅길을 따라 꽃빛을 뒤지던 불안한 기색의 남자, 고작 하는 일이라곤 콧구멍 벌름거리며 멜랑꼴리한 이파리들과 노닥거리던 것, 허구한 날 그들을 물어뜯으며 스킨십에 열중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주변에 흥분에 겨운 색색의 꽃들이 활짝 피었다. 물론 그의 애틋한 심중을 헤아리고 피웠을 꽃차례들 하나같이 섹시하다. 노란 꽃 붉은 꽃 자웅을 겨루듯 앞 다투어 남자를 유혹하고 있다
기웃기웃하다 꽃들에게 정신이 팔려버린 이 남자
저도 모르게 뇌쇄적 치장을 하고 있다
우아한 날개엔 꽃들이 환장할 버터로 분칠하고
머리엔 수상한 촉수를 유혹의 뿔처럼 장식한
접신의 데칼코마니
그의 깊은 동공으로 내비친 건
분명, 흥분의 도가니다
댓글목록
해돋이1님의 댓글

꽃은 향기를 내어서 벌 나비를 유혹하고
여자는 화장을 해서 남자를 휴혹합니다요
이것이 저것이고 저것이 이것 입니다요
이 세상의 이치는 모두가 같은 것...
종족보전제일의 법칙...
잘 보고 갑니다 편안한 밤 되시길요..
김태운.님의 댓글

간밤에 구벅꾸벅 졸며 날갯짓하던 나비
아침에 깨어보니 엉망진창이더군요
다시 다듬엇습니다
감사합니다. 좋은 말씀
두무지님의 댓글

자연과의 교감,
스킨십이 없이 글을 쓸수 없을 것 같네요.
넘치는 봄의 풍경을 접하는 것처럼,
이곳에 머무는 순간이 행복했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어떨 땐 나비가 되고싶다는 생각
꽃이 좋다는 생각과 함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