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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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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스랑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867회 작성일 16-05-0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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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꽃

노을의 피로 수혈한 낮달이 어스름의 울음에
파안대소 하고 있는 저녁,
한줄기 바람으로 달려 오는 다정한 그림자들
무척 을씨년스러운 엽구리에서 잠자코 있던 고독이
후다닥 맨발로 반갑게 맞이한다

오래전 황혼의 귀를 간지럴 때마다 안 좋은 감정이
극으로 치닫을 때 헤여진다는 생각을 왜 한번도 못해 봤을까
그렇게 최후의 순간을 마지막 고언을 하며 돌아 선 발자국
매듭 풀리는 인연에 남은자의 절규마저 허공 속으로 사라졌다

무정한 사랑은 세월 따라 떠났지만 덧없이 맴도는 옛잔영들
아~ 다시 마주할 수 없는 봄날의 아지랑이 같은 님이시여
너무나도 보고 싶어도 말 한마디 못한 채 헤아릴 수 없는
그리움을 쌓은 서러운 가슴엔 슬픈 강물이 흐르는데,

사랑했던 예전의 기억보다 더 애절한 것은 바람 같이
스치는 타인으로 살아 간다는 것. 이미 신기루가 된 당신의
모습이 철 지난 세월에도 아픔에 겨워 끝없이 너울거리는
오랫 동안 울적한 기다림으로 살아 가지만 행여나 하는
애석한 마음에 장막을 치는 녹슨 애상의 무늬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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