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를 씹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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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를 씹으며 / 테우리
오늘은 5월 2일, 여름으로 들어서는 길목이다
2월 5일쯤에야 문턱을 밟았을 봄의 기억이 거꾸로 뒤집힌 행간이다
제우스의 트릭으로 비친 *이오가 오이로 환생하는,
이만하면 해와 달의 성이 오씨든 이씨든
궁합이 딱 맞다
지금쯤이면 이놈의 씨앗을 챙겨 목마른 사막을 갈아엎을 때다
망측한 생각으로 씹을수록 오아시스처럼 아삭거리는 것
철없는 다섯 살짜리 아이마저 함부로 범했다는,
어쩌다 어처구니를 흘려버린 시궁창 문장일까
썩어 빠진 그 능욕凌辱의 물씬한 정체는
오이?
냉장고엔 되려 철모른 놈들이 저를 씹어달라는 듯
서로 싱싱하다며 죽치고 있다
(사실, 물러 터진 줄 모른 채)
곳에 따라 때에 따라 물컹한 날씨처럼
외로 혹은 왜로 씹고 씹히던
음흉한 것
아삭!
그런 나를 씹는다
나를 삭제한다
오늘 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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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의 신 이나코스와 멜리아 사이에서 태어난 딸이며 아르고스를 건설한 포로네우스의 자매이다.
제우스의 아내 헤라를 섬기는 무녀였다고도 한다. 제우스는 이오를 유혹하여 검은 구름으로 주위
를 덮은 뒤 관계를 맺고는 헤라의 눈을 속이기 위하여 암소로 변신시켰다. 헤라는 제우스가 또 바
람을 피운 것을 눈치챘으나 모른 척하고 암소를 선물로 달라고 하였다.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수준 높은 문장이 짧은 공간에 파도치네요.
아삭!
나를 삭제한다
오래토록 음미해 보렵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오이를 씹는 생각이 당연 목마르던 생각이겠지요
아삭! 我削, ㅎㅎ
감사합니다
오영록님의 댓글

벌써 오월이네요..~~계절은 이이 싱싱하게 오는데
생각은 지난가을 나뭇잎 같으니 에고
어쩌나 누군가에 거름이 되기는 할까~~~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이오이오하며 달려온 오이의 날입니다
세월 참 빠르지요
엠블란스처럼...
감사합니다
김 인수님의 댓글

일년 12개월중 눈이 빠지개 기다리던 달이 오월인에
그 오월에 들어서기가 무섭게
또 이 오월이 갈까 싶어 조바심이 나는 날이기도 합니다
목마름을 채우며 그 착상 하나에 시 한편을 우리신 고운시 읽고 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오월도 잠시겠지요
그러고 나서 땀깨나 좀 흘리면 가을이고요
그 기슭에서 눈물 찔끔거리고 나면
마침내 저도 환갑의 대열에 끼겠습니다
ㅎㅎ, 빠르기론 미사일도 추월하겠네요
감사합니다
해돋이1님의 댓글

오월초입에 독자들한테 큰 선물을 하십니다
일체유심조라 그렇습니다요...
님께서 말씀하신 시 공감합니다
시의 발상이 참 좋습니다요
노래 또한 글을 먹고 난 후 후식으로 첨가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노래 또한 참 좋아요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오늘은 오이를 무쳤으니 내일은 오삼불고기를 버무릴까 합니다, ㅎㅎ
이 노래는 프레디아길라의 '아낙'이라는 노래입니다
감사합니다
달팽이걸음님의 댓글의 댓글

김태운 시인님
오이 향이 참 좋습니다 상큼한 오이 맛에 전에 써두었던 오이에 관한 시
한 편 있어 게시판에 올렸습니다 혹시라도 시인님께 누가 된다면
내리겠습니다 오이에 관한 시상이 참 깊습니다
감사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괘않습니다
얼마든지 환영입니다
감사할 따름입니다
달팽이걸음님의 댓글의 댓글

고맙습니다~^^
용담호님의 댓글

아싹 하고 씹히는 오이의 맛
목마른 갈증을 시원하게 하죠.
오월이라 무덥네요
오이를 씹고 싶은 생각이 드네요
김태운 시인님의 시속에 오이를 씹어보니
목 마른 갈증이 다 사라지는 것 같은데요.
오늘은 아침에 해가 뜨더니
오후에는 구름이 끼고 바람이 불면서
비가 내려요.
또 다른 오이를 씹는 맛
이 시에서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김태운 시인님 시 잘 감상했어요.
하하하하!~~~~~~~~~~~~~~~~~~~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제주문협 사아트를 김문수님 홀로 도배를 해놓으셨더군요, ㅎㅎ
대단하십디다
결코 쉽지 않은 일일 텐데
어디든 활동하시는 사이트가 또 있겠지요
아무튼, 제가 놀랬거든요
제 입맛엔 사실, 오이보담 물외가 최고랍니다
감사합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운동할때나 등산 할때에는
물도 필요하지만 오이를 씹는맛이
끝내 줍니다
김태운시인님의
오이맛도 끝내주는 오늘 입니다
감사 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의 댓글

특히, 여름에 먹는 오이냉쿡
제주에선 소금 대신 된장을 풀어놓지요
물회도 마찬가지지만
거북해하던 사람들도
드셔본 후, 더 좋다합디다
거기에도 오이보다 물외가 더 어울리지요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