字, 曰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字, 曰 / 테우리
늙은 사내의 생각은 집안에 처박힌 생텍쥐페리다
제 딴엔 현대판 서생원쯤 되겠다싶은,
갓을 쓰기 전엔 제법 수컷 들쥐였지만 이젠 영락없는 암컷 집쥐로다
양기에서 음기로 내비친 소셜(social) 밖 거미줄로 갇힌.
종일 꾸물거리다보니 공자 맹자 순자에서 숙자 명자 영자로, 그 자의
돌림자들로 뒤엉킨 생각들이 줄줄 묘혈의 구멍을 파고든다
어느새 밭 갈 기력의 男자가 떨어지다 보니 이제 남은 건 여子가 아
니고 그 무엇이더냐, 당연 집안에 틀어박혀야겠지, 좁지만 내 별이라
자위하며, 소설 속 어린 왕자처럼, 지금은 공주보다 못한,
그 여력의 子가 내 字대신 밭 갈러 나갔으니 난,
답잖은 글자라도 갉아먹어야 쓰겠다
자왈자왈, 자글자글
홀로 생떼를 쓰고 있다
겉늙은 쥐새끼처럼
댓글목록
두무지님의 댓글

해학적인 표현이 어느 작품보다
돋보이는 내용 입니다.
인생의 말년을 잘 그려주신
속시원한 내용 같기도 하구요.
늘 건필을 지켜보며, 발전을 빕니다.
감사 합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수컷이 이제 암컷으로 진화하는 과정인가 봅니다
어쩌다 집안에 틀어박힌 신세로...
하는 짓이라곤 글 농사 흉내지만
수확이 영 시원찮은, ㅎㅎ
감사합니다
양철붕어님의 댓글

1연에서 3연 까지만 보다 깜짝 놀랐습니다
제발 거기까지 잘라버렸으면.....(양철붕어 생각 )
거기까지 읽다 김경주가 생각나는
좋은시 읽고갑니다
김태운.님의 댓글

에구, 정말 그러셨나요?
내가 뭘 잘 못 봤나 싶군요, 감히 어디다 견주시는지요
말씀대로 뒷부분을 고민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