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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증의 거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면책특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2건 조회 752회 작성일 16-04-17 2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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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할증의 거리





걷기로 했지 
열차는 여의도에서 멈췄고 
역 앞엔 먼저 멈춘 자들이 
위태로운 손을 흔들고 있었지
여기서 나를 실어다 줄 택시는 없을 것도 같았어  

왠지 걷고 싶어졌지
택시를 탔다면
잠시 몸을 기대고 
직진이요- 
한마디면 되는 일이었지만 

내 직진을 누군가에게 맡겨놓고 가는 기분과 
누군가의 직진을 싣고 달려야하는 
택시기사의 기분 사이로 휙휙 
창 밖에서 넘기기엔 
이 거리가 아쉬웠는지도 모르지 

스타벅스
스탠다드차타드
세븐일레븐 
나의 역방향으로 걸어가던 사람 
그런 것들의 건너편이 되어 내가 지나쳐가고 
유독 나를 인식하는 한그루 벚나무 앞에 멈췄을 때 

바래가는 꽃잎과 
너머의 공중을 바라보다보면 
이미 오래 전에 나는 손상되었음을 
받아들이기도 하는 걸까?

이런 시간은 내게 무엇을 더 요구하는지
이대로는 돌아설 것 같지 않고

최단거리로 날면 
닿을 수 있을 
최장거리의 불빛들 
사이렌 소리 
Release me 
Release me 
젊고 
이상하고 
취해버렸던 비명들이 
나의 건너편이 되어 지나가버렸어

주머니 속 직진을 만지작거리는 
집을 넘어 
한참 더 걸어갈 것 같은 뒷모습이 
거리로부터 지워지고 있었지 








추천0

댓글목록

문정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깔끔하면서 시제부터 할증의 거리로 사유한 내용과  감각적 묘사가 돋보입니다 특히 3, 4, 5 연은 압권입니다 잠을 청하려다 와서 좋은 시 한편 읽습니다

면책특권님 한주 멋지게 시작하십시오.

잡초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주머니 속 직진을 만지작거리던 할증에 거리
면책특권님에 시상에서 감사 함을 느끼며 보고 갑니다
늘 행복 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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