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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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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파오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15회 작성일 16-04-18 18:37

본문

주노 (Juno)

입을 벌려서 한마디의 말을 하는 것이 하나의 생명을 잉태하는 것이라 할 때
외로움의 극한의 아픔이라는 가격을 지불하고 나온 당신의 유한한 생각은 
여름철 게릴라 호우와 같고 혀에 맴도는 추억의 멜로디 같이 정처없어
하루, 한주, 한달, 일년, 평생 살아간다는 것은 그렇게 끊임없이 손해보는 장사의 반복이고,
삶과 죽음 그 간격 사이에서만 존재하는 그 틈이 당신이라는 시간일 때, 
그 시간의 연속이 절단되는 아픔에 비명을 지르면서도 
당신을 품고안아 으스러지면서도 몸을 비트는게 당신의 얼굴을 한 당신의 어머니인 것이다
소금이 소금으로 있는 것과 설탕이 설탕의 매력을 아는 것이 그러한 견딤의 연속과 같고
의식의 연속은 비명을 지르다가 이내 비명마저 잦아드는 순리가 밤의 수순
기억은 묘비이고 자아는 그곳에 묻혀 잊혀진 찰라의 아름다움의 영원함이다
그 살아있지 않은 영원을 위해서 신에게 간을 쪼아먹히는 형벌을 받는
당신은 가련하고 고고한 일족의 메아리, 
나는 들었던 것일까? 듣고 있는가? 들을 수 있을까? 
나는 당신이라는 그 깊이를 알지 못하고 또 알 수도 없을 것이나 
당신의 손으로 붙잡은 신의 속성들을 쉬이 눈으로 정해 모독하지 않을 것이다
이는 신을 보면 심판이 있지만 신을 볼 때 구원이 있다는 말씀과 같이
당신을 보았지만 나는 알지 못했다는 비통함의 회개에 일말의 구원의 길이
내 앞으로 비추기를 애타게 갈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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