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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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가족
(1)
물은 세상을 적신다
나뭇가지는 뼈도 없는 것이
오지랖 설친다고 고개를 흔들
그러나 내면에 부드러움
깊숙이 파고드는 내공으로
대가 없이 바치는 습성이 있다
어쩌다 세상을 가로지를 때
물 같은 성격이라 내몰린 슬픔
온갖 불순물이 뒤섞이지만
그래도 목적지로 흐르고
그렇게 그대의 심장 속까지
태초에 물너울이었던 당신!
환생하는 과정 마고
근원을 잊고 사는 자신을 아는지,
구만리 상공 훌훌 날아
아낌없이 던지는 그대의 선물
요즈음 가을 산자락에
잎들의 고운 축제를 준비하는
(2)
그렇게 꺾이지도 깨지지도
부드러운 내면에 강한 물은,
현대 문명으로 추적이 불가능한
불가사의 근원을 쫓아본다
이 세상 물러터진 가족들
물러설 수 없는 일터를
물 같은 천성이라 홀대받고
뼈 없는 물들 설 자리도 없이
물의 가족이라 피 말린 한숨들.
소슬한 가을밤 물 떨어지는 소리
추적추적 내리는 가을비
정다운 우산 속에
비발디 사계가 흐르고
물처럼 부드러운 사랑에 이야기
주변에 나무들 부러움에 눈물
못다 한 푸름을 아쉬워하는데
눈보라 치는 겨울이 오면
물의 가족 또한 동면이겠지
변화무쌍한 세월의 변주곡
가끔은 물안개로 승화되어
말없이 다가서는 환상에 꽃으로
당신이 바라는 만큼 안기리라
가끔 넘치는 기쁨으로 솟아
모두가 이 세상 떠날 때까지
물의 가족 어떤 사명처럼,
그대의 사랑으로 머물고 싶다고.
댓글목록
김태운.님의 댓글

물의 근원과 습성을 그리셨군요
살살 흐를 때는 매사 부드럽지만그 결이 울컥하는 순간
붙보다 더 불같지요
문득, 물같다는 소리는
좀 거북하다는 생각입니다
인체가 사실 물 같은 건데도, ㅎㅎ
주제 넘은 한 말씀 드리고 싶었는데
쪽지가 닫혔군요
감사합니다
두무지님의 댓글

그냥 습작으로 써 보았습니다
어떤 깊은 의미를 생각치 않했으면 합니다.
쪽지는 이곳에 예상치 못한 내용이 많네요
편치 않는 쪽지들 사양한다는 뜻에서
닫았습니다.
양해를 빕니다.
감사 합니다.
잡초인님의 댓글

물의 가족에서 내면이 부드럽고
내공이의 깊음을 노래하신 두무지 시인님
점점 익어가는 시상을 함께 해봅니다
쪽지 예전에 저도 상처를 받았던 곳이지요
이겨내시고 늘 행복한 시간들 되세요^^
두무지님의 댓글

주변에 사람들이 가끔은 물처럼 물컹해서
아무 것도 못한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그때마다 약간은 속상할 때도 있지만 진정한 물의 내면에
속성이라면 이 세상 무엇보다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그래서 앞으로 욕심없이 지내며 모두에 부드러운 몸짓이
오히려 자신이나 세상에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너무 빈약한 글에 마음 열어주신 발길이 오늘따라
뜨겁게 느껴 집니다
평안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