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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새들은 날아간다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7건 조회 1,146회 작성일 17-08-28 12:51

본문


그러므로 새들은 날아간다

       활연



내 시에서 엄마가 사라져서 다행이다 
사라진 애인이 느닷없이 출몰하지 않아 다행이다
애인에게 넣어둔 아이들이 뛰어다니지 않고 
내 시에서 반성이 사라지고 
붉은 첨탑이나 청아한 목탁이나
열도를 접었다 펴는 오체투지 따위가
교차로를 묶고 이목구비 잡아당기는 천국이 사라져서 다행이다


내 시에서 가공할 우울과 살자와 자살을 혼동하는
건망증이 사라지고 
다행을 물고 늘어지며 멸망한 시간을
반추하는 위경련과 토사곽란이 잦아들고 
다행히 슬어 놓은 시시한 과거가 
일제히 물거품 속으로 잦아들 운명이라 
운명이 점지한 소멸의 왕이 나타나
천년 왕국을 꿈꾸다 기왓장 날리며 사그라질 것이므로  


행불의 무한수열은 수렴할 일 없고

내 시에서 잘 모르는 사람의 애통이 사라지고 
내 시에서 꽃들이
벌이, 옷핀 꽂은 나비가 사라지고
저녁은 아침을 반죽해 빚느니
다행의 계보만으로 궤도를 짠 새들은 날아간다
다행의 무변에서 죄를 버리는 때마침
미증유의 똥끝 짧은 시를 누는 시간이
사라지는 행렬에 동참할 것이므로


다행의 슬하들
잿더미 수북이 쌓인 다행의 계단을 오르면
짓물러 시취처럼 흩날리는 인간의 체취,
내 시에 살던 백인 하나가 새처럼 날아올라
사라지는 것들의 꽁무니를 밟아 어기여차,
썩은 노를 저어갈 때
다행의 멀미로 어지러운 아궁이에
불꽃 튀는 망각의 사리들


불길 속에서 맨주먹 쥐락펴락하면 하얗게 증발하는 붉은 새,
허상의 뼈는 구름 속으로 영영 사라질 것이므로 

천만다행이다



추천0

댓글목록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무소의 뿔처럼 혼자서 졸아라


  고운기




  점심때 구내식당에 내려가면
  밥을 받는 동안 아는 얼굴들이 자꾸만 눈짓을 한다
  식판을 들고 어정쩡하게 끼여드는데
  마침 반쯤 넘게 먹고 난 다음이면
  대체로 선배인 그들과 보조를 맞추기 위해
  나는 신병훈련소 식사 때보다 더 빨리 수저를 움직여야 한다
  제기랄, 속으로 짜증이 난다
  혼자 먹게 내버려둘 수 없나
  똥쌀 때 혼자인 것처럼

  그러나 이율 배반이다
  나는 무리의 자식일 뿐이었다
  학교라는 조직에 들어 넥타이 매고 출근하고, 학회에 가입하고, 문단에 나가고, 동인을 만들고 게다가 없던 모임마저 새로 만드는 데 동참하고, 나는 거기서 먹이를 얻고 정체성을 확인한다 그러면서도 귀찮다니, 혼자인 게 좋다니, 떠드는 건 아무래도 얄팍한 뒤집기다

  밥을 먹고 식당을 나오며 곰곰 생각한다
  혼자라는 희망은 나에게 분명코 허위였다
  큰 먹이는 여럿이 모아 얻어내고
  그 가운데 조금 내 몫 챙겨 돌아서며 안도했었다

  계단을 오르며
  이미 구수하지 않은 밥 냄새를 뒤로하며
  나는 반성한다,
  졸 때 혼자인 것처럼
  죽을 때 혼자인 것처럼
  혼자서
  혼자서.

문정완님의 댓글

profile_image 문정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여기 창방에서 만나는 것이 참 오랫만입니다 활.

요즘 시에서 물의 소리가 들립니다 어느 깊은 곳에 가닿으면 평범해진다는데 그 평범이 범상을 압도한다든데
좋은 시 읽습니다

한주 첫날 멋지게 던지시길.

활연님의 댓글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뉘신지 모르겠으나 앞으로
뒤로 잘 부탁합니다. 가을이 스멀스멀 기어오는군요.
사는 재미가 온통 울긋불긋 하십시오.

안희선님의 댓글

profile_image 안희선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이경록 시인이 환생했나 했다는요

이경록 시인의 <새>를 무척 감명깊게 읽고,
그 느낌을 <내가읽은시>에도 올린 적 있었지만

그 새가 한참 업그레이드 되어,
새로운 날개를 펼친다는 느낌

늘 여여하신 모습, 좋습니다

좋은 시, 잘 감상하고 갑니다

늘 건강 . 건필하세요

잡초인님의 댓글

profile_image 잡초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역시 활연 시인님의
발걸음은 늘 예사롭지 않게 다가옵니다
활연 시인님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이 다행입니다
많이 배우려 하지만 모지란 머리와 생각을 가진것 같습니다
가끔오셔서 시마을 문우들에게 좋은 시 감상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시기 바랍니다
감사 합니다

은린님의 댓글

profile_image 은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한동안 걸음이 안 보여서 그냥 궁금했는데
폭포수앞에서 득음하신 듯 합니다^^
물흐르는 듯 시원하게 잘 읽히는 시
반갑게 감상하고 갑니다
활연시인님^^

활연님의 댓글

profile_image 활연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요즘은 별로 시와 안 친한 척 살아보려 하는데
살 속에서 느껴지는 이물감처럼, 늘 스멀거리는 게 있지요.
뭐라고 자꾸 쓰지 말자, 다짐하지만
속절없이 분화구가 솟기도 합니다. 창방은
밝은 쪽으로 난 창 같기도 해서, 멀리 바라보면
세상 아름다운 사물들이 춤을 추는 듯싶지요.
안희선님
잡초인님
은린님
단단하게 익은 가을들로 넉넉한 추수가 있기를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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